지난 98년부터 생명보험협회와 방송위원회 등의 지원을 받아 펼쳐온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TV자막수신기 무료보급사업’이 이용가능 한 프로그램이 한정돼 있는 등의 이유로 그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TV자막수신기 보급사업을 통해 혜택을 입은 도내 청각장애인의 수는 약 150여 명. 이 사업의 주관단체인 ㈔한국농아인협회 제주도지부를 거치지 않고 개별적으로 동사무소 등을 통해 보급 받은 청각장애인들까지 포함한다면 그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업을 통해 TV를 시청하는 데 불편을 겪어 왔던 청각장애인들이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쳐야 할 불편도 적지 않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자막을 이용한 TV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 공중파 방송의 경우 자막수신기를 이용해 시청 가능한 프로는 문화방송이 17개로 가장 많고, KBS 1TV 14개·SBS는 겨우 3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어야 할 자막 역시 너무 어려운 단어로 표현되거나 자막의 진행 속도가 빨라 프로그램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성은 ㈔한국농아인협회 제주도지부 기획과장은 “청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같은 TV시청권을 향유하려면 방송사의 의식전환이 급선무”라고 전제한 뒤 “이를 위해서는 방송사와 장애인 단체 등과의 입체적인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농아인협회 제주도지부는 ‘2002년도 TV자막수신기 무료보급사업’을 실시 중이며 오는 5월31일까지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아 도내 청각장애인들에게 수신기를 보급할 예정이다. 문의=758-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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