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우 노하우석세스시스템 대표·논설위원

한국인이 많이 찾는 세계적인 휴양지인 필리핀 보라카이 섬이 폐쇄위기에 놓였다. 지난 9일 필리핀 남부 다바오에서 열린 비즈니스포럼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보라카이(boracay)는 시궁창(cesspool)이다. 물속에 들어가면 냄새가 난다. 무슨 냄새? 쓰레기 냄새다." 그는 이어서 보라카이의 하수와 쓰레기 문제가 섬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수백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두테르테는 국무회의에서 로이 시마투 환경부장관에게 보라카이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자원부가 주도하는 태스크포스(Task Force) 구성을 승인했다. 또한 그 자리에서 6개월간 시한을 준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공포정치는 ICC에서 문제 삼을 만큼 독선적이고 분명하다. 그는 취임 6개월 만에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마약용의자 4천여 명을 경찰이나 자경단으로 하여금 사살하게 만들었다. 그 어떤 사람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색출하며 사회의 쓰레기를 단호하게 처단하였다. 보라카이의 실제 오물과 쓰레기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환상의 섬 보라카이는 1990년 BMW 가 개최한 열대 해변 핸드북 투표에서 '세계 최고의 해변 중 하나' 라는 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만 해도 보라카이 일부마을(바랑가이)에 원주민이 사는 일종의 비경으로 관광객 각자가 먹고 마실 것들을  직접 가지고 와서 캠프를 치고 캠프화이어를 즐기며 휴양하는 곳이었다. 90년 이후에 파나이 섬에서 전기와 수도를 연결하여 수십 개의 다이빙 명소와, 레스토랑, 바, 헤나 문신 샵 등 상업시설과 은행, 소방서, 병원, 경찰서등의 공공기관을 갖춘 길이 12km 산호섬이다. 

보라카이 섬이 매년 관광산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12억 달러(원화로 1조 3천억 원)에 이르고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드는 천혜의 명소다. 따라서 보라카이 주민들은 보라카이 폐쇄에 대해 절대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생계에 큰 타격을 입게 되고 관광객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필리핀 관광청의 확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현지인들의 생계를 위해 2달만 폐쇄하는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는 보라카이 섬의 환경오염을 비판하면서 필리핀 정부는 환경정화를 위해 일시적으로 섬을 폐쇄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보라카이 섬의 신속한 환경정화를 위해 일시적이고 전면적으로 최대 1년간 폐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관련 뉴스가 국내에서 보도된 이후, 보라카이는 4월 말부터 폐쇄 된다는 등 근거 없는 추측성 폐쇄 논란으로 인해 여행하고 싶은 자의 마음, 현지에서 살아가야 하는 자 와의 관계가 폐쇄 된 상태이다. 

보라카이는 제주도를 닮았다.

제주도의 자연석을 외부로 유출하는 것을 금지 하듯이 보라카이에서도 화이트비치 백사장 모래를 병에 못 담아가게 한다.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보라카이는 물의 과용, 토지의 용도 규제, 인구 증가, 오수, 폐기물 등 환경 문제에 시달리고 있듯이 제주도도 마찬가지다. 무분별한 인허가와 개발이 지하수 고갈을 가져오고 중국관광객들의 무지가 주변 환경을 어지럽히고 있다. 또한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중요한 사안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던 필리핀 휴양·관광 섬 보라카이가 환경 정화를 위해 일시적으로 폐쇄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이유는 많은 시설이 환경 법규를 위반하고, 불법 건축물로 습지 여러 곳이 파괴된 것에 따른 조치라 한다. 이에 대해 관광업계에선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일부 나오고 있지만, 신속한 환경정화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지 여론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도 역시 관광자원 보호를 위해 필리핀 정부의 조치를 벤치마킹하고 전 제주인이 하나 되어 환경을 지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쁜 카페와 속속 생기는 맛집들과 찾아드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제주는 몸살을 앓고 있다. 여러 단체에서 제주의 청정바다를 살리고자 바다청소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으나 민간 단체의 힘으로는 오염되어 가는 제주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민관이 같이 나서야 한다. 제주 해안에 밀려오는 쓰레기의 10% 이상이 중국과 러시아, 일본, 블라디보스토크, 남태평양 등지에서 발생한 다른 나라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외부에서 밀려오는 쓰레기는 어쩔 수 없지만 90% 이상은 제주에서 생겨난 쓰레기다. 제주에서 사는 사람들과 제주를 찾은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지구를 살리는 길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환경을 지키고 보전하는 일을 우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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