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하늘 청소년기자

인간에 의한 동물 희생...가죽으로 의복 등 제작
동물 학대 없는 원재료 사용해 제품 제조 요구

"피부가 벗겨진 뒤에도 5분에서 10분 정도 심장이 뛰어요. 살아있는 거죠." 

날씨가 따뜻해지고 포근한 햇살 아래 새싹이 돋아나면 동물들도 긴 잠에서 깨어나 봄을 만끽한다. 하지만 편안히 봄을 즐기는 동물이 있는가하면 감옥과도 같은 좁은 철장에 갇혀 죽는 날만을 기다리는 동물도 있다. 바로 '가죽' 때문이다.

동물 가죽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고 편리하게 해준다. 하지만 그 이점들에 비해 어두운 내면이 숨어있는데 이는 동물 와 인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이다.

인간은 잔인하다. 너구리를 잠시 기절시킨 뒤 산 채로 가죽을 벗기고, 가방을 만들 때 주로 쓰이는 악어는 살아있는 채로 가죽을 벗겨낸다. 뱀은 단단한 피부가 연해지도록 며칠을 굶기고, 호스를 목에 꽂아 억지로 물을 먹여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만든 다음 목을 잘라 가죽을 벗겨낸다.

국제개발협회(IDA)에 따르면 토끼 코트 한 벌을 만드는 데 토끼 30마리, 밍크코트 한 벌에 밍크 55마리, 너구리 코트 한 벌에는 너구리 27마리가 희생된다.

부드러워 인기가 많은 송아지 가죽을 만들기 위해 태어난 지 12시간도 안된 송아지들이 희생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동물보호 단체, 그리고 환경단체들은 주기적으로 가죽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며 가죽을 벗겨내는 것은 물론 더 크게 동물학대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비건 패션(vegan fashion)'을 만들었다.

비건 패션은 의복, 가방, 신발, 액세서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동물도 다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비건 패션 실천자들은 가죽과 모피, 울 등 소재로 만든 의복을 입지 않는다. 우리가 자주 입고, 쓰는 오리와 거위의 깃털인 다운, 누에에서 뽑아낸 실크 모두 비건 패션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비건 패션자들은 한겨울에도 면으로 된 옷만 입고 추위에 떨까. 비건 패션자들은 동물의 가죽 대신 목화, 삼마, 아마, 대나무와 같은 식물에서 채취한 천연섬유를 동물 가죽을 대체해 사용한다.

한국패션협회(KFA)에 따르면 가죽은 자연섬 유나 인조섬 유면, 마, 린넨, 초미세 합성섬유, 모시, 합성피혁으로 만든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다.

비건 패션의 핵심은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동물에게 잔인한 행위를 가하지 않도록 주의하자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동물 학대가 없는' 원재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동물들은 각자 하나하나 소중한 생명이고 고통과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동물도 인간과 같은 고통을 느끼는 생명임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코트, 패딩, 지갑, 벨트, 구두, 운동화, 시계가 되기 위해 동물들은 산 채로 끌려와 죽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동물들이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죽어가고 있다.

의식 있는 소비자가 많아진다면 동물, 인간, 더 나아가서 지구까지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이 오리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