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훈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세계섬학회장

1943년 3월 29일 미국의 상원의원 존 랜킨의 벚꽃에 대한 공식 발언이 미국의회보고서에 기록됐다. "봄이 가까워서 벚꽃이 피는데, 의회 주위의 벚꽃이 일본 벚꽃이 아니라 한국 벚꽃이다. 일본이 한국에서 벚꽃을 훔쳐온 것이다. 일본은 중국으로부터도 뭐든지 훔쳐 온다. 미국민들에게 말하건데 의회 주변의 벚꽃을 베어 버리지 말고 이제 벚꽃의 정명을 '한국 벚꽃(Korea cherry tree)'이라고 선언하자".

랜킨 의원은 미국의 의회를 대표하여 1912년 동경지사가 미국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해 보낸 벚꽃 3000그루가 일본의 사꾸라 꽃이 아니라 한국 제주도의 왕벚꽃을 훔쳐서 미국에 보낸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한국 벚꽃임을 미국의회의 이름으로 공식 확인했다.

40년 후 한국의 현평효 총장은 제주대학로에 8년생 벚나무 250그루를 심어 제주도가 왕벚꽃 자생지임을 세계에 알렸다. 2011년에는 한국임업연구소가, 2014년에는 성균관대 교수가 제주 왕벚꽃의 유전자 검사를 거쳐 워싱톤 D.C.의 벚꽃들이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종자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3월 20일부터 열리고 있는 미국의 국립벚꽃축제는 여전히 일본의 사꾸라 벚꽃 축제 그대로이다. 제주도가 2015년 4월 왕벚꽃의 세계화 국제회의를 개최해 세계화를 한다고 했지만 이를 바로잡는 민간외교로까지 발전시키는 노력까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18일 플부라이트 장학생 동창생 필자, 미국 센트럴 미시건대 메이 교수, 전 신성여고 브룩스 플부라이트 교사와 부산대 정치학과의 조윤이 학생이 미국무부의 2018년 공공사업기금(Alumni Engagement Innovative Fund)의 공동체 복원 시민참여에 '제주왕벚꽃 문화대사입니다(Jeju Cherry Tree Becomes Cultural Ambassador)'로 공모 평화문화의 다리를 놓으려 한다.

세계섬학회는 한국관광공사의 협조를 받아 올해 4월 18일 예일대의 제주4·3평화문화 세미나와 제주4·3 세계사 미국고등학교 9학년 미국교재 출판기념회의 문화교육과 세계장년학대회:제주, 한국(World Peace through Cultural Educationa and Global Aging Network:Jeju, Korea)에서 '6자회담국 문화+제주특별자치도의 왕벚꽃 문화제'의 창립 국제회의를 창립한다.

미국무부 지원과 한국관광공사의 협력으로 미국 동암연구소, 미국 뉴헤이븐 교사협의회, 일본의 입명관대학교, 중국의 칭다오시, 모스크바의 식물원, 북한의 김책대학, 한국의 부산대학 등 6개국 시민과 제주평화자치도의 제주대가 '6 Culture + 1'를 위한 한·미 민간단체의 왕벚꽃 문화제를 개최, 평화문화의 다리를 복원하는 일이다.

하루는 제주대와 자생지 봉개리, 4·3평화공원, 다음날은 서귀포시 자생지 신례리 강정마을, 셋째날은 관음사와 전농로 왕벚꽃순례로 진행하고 부산대 행사는 김해 벚꽃 길에서 실행한다.

일본은 일본이 원산지라 하고 중국은 중국이 원산지라 주장하는 '벚꽃 3국지 논쟁'이 아직도 여전하다. 하지만 제주 왕벚꽃 축제가 이를 바로잡는 시작을 한다. 이는 1900년대 초반 프랑스 신부에 의해 독일 세계식물학회에 꽃부터 먼저 피는 벚나무로 등록함으로써 세계의 자생지임을 국제적으로 알린 일을 기념한다. 미국 의회가 주변의 벚꽃이 '한국 벚꽃'임을 문서로 인증했고 생물학적 유전검사로도 검증한 만큼 제주 4·3의 평화교육과 함께 '왕벚꽃' 평화문화의 교류를 매개로 남·북 화해의 민간외교를 할 만하다.

강요배 화백이 '동백꽃 지다'는 4·3의 처절한 아픔을 상징했다면 '왕벚꽃 피다'는 민간외교의 힘으로 4·3의 사회적 치유의 국제적 해결을 이루어내는 화해의 꽃으로 국제적으로 자리매김을 하는 일도 가능하게 하는 일은 제주 사람의 몫일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