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 사회경제부 차장대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해 5월 18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1일 5·18 단체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요구를 거부해온 박승춘 당시 보훈처장을 경질하고, 다음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5·18 기념식에 포함하도록 국가보훈처에 지시했다.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 방식으로 부른 것은 9년 만이다.

그동안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주화운동이 1997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제창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2009년부터 무대의 합창단이 부르면 원하는 참석자들만 따라 부르는 합창 방식으로 바뀌었다.

'제창'은 참석자가 모두 함께 부르는 것이다.

제주4·3을 주제로 한 가수 안치환의 곡 '잠들지 않는 남도' 역시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동안 금기처럼 여겨져 왔다. 정작 2014년 4·3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된 이후부터는 '잠들지 않는 남도'를 들을 수 없게 됐고, 추념식과 연관이 없는 '아름다운 나라' '비목' '그리운 마음' 등이 추모곡으로 불려 추념식의 취지와 적합하지 않다는 논란이 계속됐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올해 70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서 '잠들지 않는 남도'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번 70주년 추념식에서는 4·3희생자 유족 50명으로 구성된 4·3평화합창단이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부른다.

제주도는 27일 도청에서 열린 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준비 최종 보고회에서 이번 추념식을 품격 있는 국가기념일 행사로 개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종 보고회 자료에는 '잠들지 않는 남도'가 합창으로 예정돼 있지만 4·3평화합창단과 함께 추념식에 참석한 모든 유족과 제주도민이 제창하길 소망한다.

소리내 함께 노래하는 것이 화해·상생에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서는 일이다. 아울러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이어 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을 위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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