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일곱 번째 4·3증언본풀이마당 30일 도문예회관 소극장

누가 물었다. “고향이 남쪽이랬지”. 다음을 물을까 마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 했다.

제주4.3 당시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났던 이들이 평생을 욱조였던 굴레를 벗는다. 좀처럼 내려가지 않아 제몸처럼 느끼던 70년 묵은 체가 내려간다.

제주4·3연구소(소장 허영선)가 30일 오후 2시 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일곱 번째 제주4.3증언본풀이마당'을 연다. '70년만의 귀향, 70년의 기억'주제아래 70여년 전 집단광기를 피해 일본과 경기·전남으로 삶터를 옮겼던 4·3 경험자들이 입을 뗀다.

4·3을 피해 16살에 밀항을 했던 송복희씨(87·일본 오사카 거주)와 정실마을 출신 양농옥씨(87·경기도 거주), 노형 함박이굴 출신 이삼문씨(77·전남 목포 거주)가 이유 없이 가족과 집, 심지어 성씨를 잃은 채 살아야 했던 사연을 증언한다.

일본 오사카 출신인 재일동포 3세 안성민씨가 제주4·3을 모티브로 만든 판소리 '사월이야기'로 증언 본풀이 마당을 연다. 같은 재일동포 3세인 조륜자씨가 고수로 함께 한다. '4·3,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말'영상도 상영한다.

한편 제주4·3연구소는 지난 2002년부터 해마다 4‧3행사 기간에 4‧3증언본풀이마당을 열어 4·3 경험세대의 기억을 기록하고, 치유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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