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투쟁, 70년을 고함’ 4·3 70주년 문화예술축전 31일 개막
1일 거리굿 해방·집체극 한라 등 4·3 기억, 공동체 회복 담아

“섬 공동체가 무너져도 우리는 살아남았다. 기억하라 탄압이면 항쟁이다”

70년을 품었던 ‘4·3’의 외침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그동안 수차례 외쳤던 것들이 더 절절하고 더 크게 들린다.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소리로 모자란 것들은 몸짓으로, 몸짓이 힘에 부치면 가슴에 두 손을 모으는 것으로 한 마음이 됐다.

4·3 70주년 역사 거리굿 ‘해방’과 역사 집체극 ‘한라’가 제주를 하나로 만들었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와 ㈔제주민예총 4·3문화예술축전추진위원회가 주관한 4·3 7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예술축전이 31일 시작됐다.

완연한 봄기운에 곳곳에서 축제와 행사가 열렸지만 ‘4·3을 기억하자’는 목소리와 의지에 비할 바는 못 됐다.

제주 문화단체들이 참여하는 4·3평화난장과 청소년 참여가 눈에 띄는 문화예술마당은 각자의 방법으로 4·3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사월굿 헛묘’(마당극·놀이패 한라산), ‘한아름 들꽃으로 살아’(소리굿·민요패소리왓) 공연은 지난 시간 제주문화예술인들의 기억 투쟁을 상징하는 장치로 호응을 얻었다.

1일 제주문예회관 앞마당과 대극장은 우렁찬 북 소리와 함께 70여년 전 제주가 됐다. 역사 거리굿 해방은 1947년 3월 1일 제28주년 3·1 기념대회에 모인 제주 민중들을 재현하며 제주공동체가 꿨던 꿈의 크기를 알렸다.

이어 문예회관 대극장으로 옮겨진 시간은 4·3을 관통했다. 소설 ‘순이삼촌’(현기영 작, 1978)과 ‘동백꽃 지다’(강요배 작, 1992)로 세상 빛을 봤던 역사는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무한 생명을 얻었다.

배우들의 연기와 영상, 대규모 합창 등으로 이어진 기억 작업은 제주4·3에 ‘살아있음’이란 자격을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기억투쟁, 70년을 고함’ 4·3문화예술축전은 2일 '기억 속에 피는 평화의 꽃' 주제 전야제와 3일 뮤직토크 콘서트 '4.3 칠십년의 기억'로 이어진다.

3일에는 또 청소년 400여명이 참가하는 '청소년 문화예술한마당-우리의 4·3은 푸르다'가 열려 4·3의 의미를 각인하고 전승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제주4·3 70주년을 함축한 ‘기억투쟁 70년 4·3기록사진전’이 30일까지 도문예회관 1전시실에서 열린다. ‘그 길 위에서’주제 4·3예술포럼이 5월 12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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