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부활절 사목서한 등 제주 4.3 70주년 추모
2일 교황 첫 ‘위로 메시지’, 3일 조계종 천도제 등 예고

종교계가 부활절을 맞아 ‘제주4·3 70주년’을 진실 규명과 화해·상생의 화두로 세상에 이끌어냈다.

천주교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1일 부활 대축일 사목서한을 통해 "4·3은 4·19, 5·18, 6월항쟁으로 이어지는 이 나라 민주화 여정의 서막"이라며 "그들이 겪은 부조리한 희생과 죽음이 결코 무의미하고 가치 없는 비극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바로 알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가해자들의 폭력을 대신 사죄하여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주4·3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엄한 인간으로 존중받고 보호받는 참된 민주주의 세상의 동력“이라 전제하고 ”이제 개정될 헌법은 국가의 이름으로 함부로 사람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존엄하고 숭고한 자유와 권리를 재단해서는 안 되는 시대로 진입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는 앞서 30일 '폭력과 죽음을 넘어 부활의 생명으로' 부활절 선언문으로 제주4·3의 진실 규명을 천명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는 부활절(4월1일)을 앞두고 발표한 선언문에 "제주 4·3이 절망과 고통이 아니라 치유와 생명, 희망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주교회의는 특히 4·3의 올바른 해결을 공약한 정부에 대해 차질 없는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독자 김성민씨 제공

같은 날 제주4·3평화공원에서는 4·3 70주년 제주교구의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희생 속에 핀 제주 4·3 화해와 상생으로'를 슬로건으로 한 특별사업의 일환으로 도내 심자 500여명이 참여해 4·3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450여개 교회가 참여하고 있는 제주도기독교교단협의회(회장 신관식 목사) 주최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4·3 70주년 연합예배가 30일 제주성안교회에서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내는 첫 4·3 메시지가 2일 제주를 위로한다.

교황의 위로 메시지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서 지난 1월8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에 제안하며 성사됐다. 2일 오전 10시 가톨릭회관에서 강우일 주교가 대신 낭독할 예정이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제주4·3 추모 영산재’를 봉행한다. ‘제주 4·3 범국민위원회’ 공동대표인 김성보 교수(연세대)의 추모사에 이어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인 영산재 이수자 동환 스님 등의 집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국 25개 교구본사에서 이달 말까지 현수막을 내걸고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도 봉행한다.

원불교 제주교구(교구장 정성만)도 1일 4·3평화공원에서 ‘제주4·3희생영령 특별천도재’를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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