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의 오랜 골갈증을 해갈시킨 ‘황새’ 황선홍(33·가시와 레이솔)은 10년 넘게 대표팀을 지켜온 맏형.

이날 경기 전까지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 총 92경기에 출전해 46골을 넣은 황선홍은 폴란드와 비슷한 스타일을 구사하는 핀란드를 상대로 후반 막판 2골을 몰아넣으며 ‘킬러’ 찾기에 고심해온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후반 19분 교체 투입되자마자 22분 위력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주도하던 황선홍은 후반 41분과 43분 연달아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부터 태극마크를 단 황선홍은 줄곧 한국 공격의 최전방에 서 있었지만 잦은 부상과 큰 경기에서 제 몫을 못해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불운의 골잡이’라는 불명예스런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21살이란 젊은 나이에 나선 첫 월드컵무대에서는 출전기회를 잡지못한 그는 주전 자리를 꿰찬 94년 미국월드컵에서 독일과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차례 놓쳐 축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또한 98프랑스월드컵 본선 직전 중국과의 친선경기에서 부상, 본선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지난해 4월 카이로에서 열린 이집트 4개국축구대회 직전에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수난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월드컵의 예행연습격인 컨페드컵대회에서 2골을 성공시키며 그의 존재를 재확인시켜 “그래도 황선홍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미 은퇴를 고민해야 할 33세인 황선홍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서 지난 세월의 월드컵 악연을 만회하며 굴곡진 선수생활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도록 팬들은 성원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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