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 작가

4월이 오면 4·3 피해 유가족은 물론 제주도민은 누구나 슬프고 가슴이 저린다. 구물망식 군경토벌작전으로 다랑쉬굴 빙하 살인으로 죄 없이 죽어간 11구의 혼령 그리고 그 날 오후 속칭 만수물 남쪽 억새밭 언덕바위에서 무지한 군경 구둣발 차이며 오랏줄에 꽁꽁 묶인 채로 갓 돌 지난 어린 아이와 함께 군경토벌대에 의해 흉탄에 죽어갔다.

이런 천인공노한 만행이 반세기가 지나는 세월에도 필름처럼 떠오르는 기억을 아무리 잊으랴 잊을 수가 없다.

공산주의가 무엇이고 우익이 무엇이고 좌익이 무엇인진도 모르는 순진한 화전 양민들을 좌익분자라고 죄명으로 한없이 서럽게 흉탄에 맞아 죽어갔다.

군경 총에 맞아 죽었으니 저승차사 살생부 명부에도 이름이 없다.

이 불쌍한 사람들의 못다한 생애는 접을지언정 죄 없이 죽어간 영혼만은 구천에 떠돌아 다니지 않게 편안히 하늘나라로 곱게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6월이 오면 선거가 있다. 여·야 모두가 4·3 해결사는 저마다 자기가 적임자라고 외친다. 이번에는 제주도백이 되든 지방선량님이 되든 꼭 4·3 완전 해결을 부탁한다.

사랑했던 4·3의 영혼 그리고 피해 유가족 우리 도민은 당신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과 서러운 세월을 살아왔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설한풍 한 서리에도 곱게 피어나는 동백꽃처럼 우리 도민은 따스한 햇빛처럼 동백꽃을 감싸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 도민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슬프고 괴로웠던 지난 4·3을 잊지 말고 기념하고 그리고 우리 모두가 지난 과오를 서로가 용서하고 화해하고 피해 보상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훗날 우리 후손들의 과거의 역사를 서로가 용서와 화합이 역사로 기록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또 다시는 슬픈 역사가 절대로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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