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명 제주도 복지청소년과

누가 내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를 꼽으라고 한다면 난 '나눔'이라는 단어를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 나눔이야말로 곧 '희망'이고, 희망은 나눌수록 커지며, 어떠한 역경도 넉넉히 이길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되기 때문이다.

나눔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한다. 원시시대 이래 인류사회에서는 상부상조의 전통이 이어져 왔다. 중세 이후에는 자선사업, 박애사업, 사회사업 등으로 발전되어 왔다. 우리 제주에도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나눔실천인 수눌음 문화가 있다. 현재의 사회복지도 이와 같은 나눔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나눔의 방법은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는 물적나눔, 재능이나 지식을 나누는 인적나눔, 혈액이나 장기 등을 나누는 생명나눔 등 아주 다양하다. 또 많은 국민들이 나눔에 적극 참여하면서 '나눔'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나가고 있다. 특히 삶의 질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복지욕구가 확대되면서 나눔문화는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복지재정의 한계로 공적지원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퍽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눔을 통하여 이러한 공적 영역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소외된 계층을 발굴 지원함으로써 국민행복과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눔'은 선진 복지사회로 가는 청신호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나눔문화'의 확산에는 공동체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동체 의식은 한 사회에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과 감정이며, 공동의 문제 해결에 함께 참여하려는 의식이다. 서로 아끼고 돕는 공동체 의식을 가질 때 우리 사회는 모두가 더불어 사는 복지사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회가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해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어려운 현실에 비추어 도민 모두가 사회구성원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나눔'은 계층 간 양극화를 해소하여 사회통합을 이루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필요조건이기도 하다. 우리 스스로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우리사회를 행복한 공동체로 만들어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이렇게 '나눔'은 개인의 작은 참여에서 시작되지만 그 효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나타난다. 앞으로 나눔은 우리 생활에서 일상의 나눔, 평생의 나눔, 신뢰의 나눔으로 정착되도록 여건조성과 제도적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제도적으로 나눔문화가 정착되고 나눔정책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어야 하겠다. 최근 국회에서 "나눔기본법" 제정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우리 제주에서도 온 도민의 나눔 실천으로 어려운 이웃과 함께 더불어 행복한 복지공동체 제주를 만들어 가는데 함께 동행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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