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스마트폰·인터넷 사용이 심각한 수준이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중독에 빠진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역 역시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성이 높아 전문기관의 상담이 필요한 청소년이 상당수에 이른다. 그런데 학부모들이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듯해 걱정이다. 부모의 동의를 얻지 못해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많기 때문이다.

제주도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초·중·고등학생 2461명이 과의존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이들 과다사용 청소년이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맞춤형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상담을 받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상담에 꼭 필요한 보호자 동의를 얻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도내 과의존 위험군 학생들 가운데 보호자 동의를 받은 경우는 25.6%(632명)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중독 위험에 놓인 청소년 4명중 3명이 전문기관의 상담을 받지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스마트폰 과다사용 상담에 동의를 하지 않는데는 홍보 부족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 과의존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실제 자녀가 중독의 위험이 있는지 경각심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가하면 상담을 받게 됐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실이 알려질까봐 꺼리는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은 학업 방해는 물론 가족 간의 대화 단절과 대인관계 장애, 우울증과 사회 부적응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학교나 지역사회, 지자체 차원의 예방교육과 상담·치료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의 관심이다. 자녀들과 소통하며 올바른 스마트폰·인터넷 사용법 등에 대해 공유하고, 필요하면 자녀들이 전문기관의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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