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양파 농가들이 말그대로 설상가상이다. 올해산 양파가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한데다 4월부터 서울 가락시장에서 하차경매가 도입돼 물류비 부담까지 추가로 떠안게 되면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제주산 양파 재배면적은 742㏊로 4만9000t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547㏊·3만3000t보다 각각 26.3%(195㏊)와 48.4%(1만6000t)나 증가한 것이다. 공급과잉이 예상되면서 최근 제주산 양파 도매가격은 ㎏당 682원으로 지난해 8월 ㎏당 1210원의 반토막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달 중순 햇양파가 본격 출하되면 가격 하락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결국 조생양파에 대한 산지폐기까지 추진되고 있다. 

안그래도 가격 하락으로 어려운 도내 양파 농가들에게 물류비 걱정까지 더해졌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올해 4월부터 가락동 도매시장의 조생종 양파 거래를 하차경매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자동화물팰릿을 통한 하차경매는 1회당 출하 적재량이 1040망(15㎏들이)으로 기존 컨테이너 차상경매(1440망)보다 줄어 출하 횟수를 그만큼 늘릴 수밖에 없다. 팰릿 적재작업에 드는 랩핑비, 팰릿임차비, 팰릿화작업비 등도 농가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하차경매 도입으로 제주 양파 농가는 기존 컨테이너 출하방식보다 팰릿당(65망) 1만2610원의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하차경매 지원금은 고작 3000원에 그치고 있다. 가락시장의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명목으로 추가 발생하는 물류비용의 상당부분을 농가에 전가하는 셈이다.

양파 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못미칠 만큼 떨어진 상황에서 물류비까지 덤터기를 쓰게 된 농가들은 근심만 쌓이고 있다. 이래서는 팔아봐야 손해를 볼 뿐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농가 입장에서 하차경매 지원금을 더 늘려야 한다. 정부도 섬 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제주 농산물 물류비를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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