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들과 함께 해온 소나무들이 재선충병으로 여전히 죽어가고 있다. 제주도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를 베어내고 소각이나 파쇄를 통해 확산을 막고 있으나 매년 10만그루 이상 추가로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제주에서는 2004년 9월 제주시 오라동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처음 발생했다. 2012년까지 7년간 베어낸 소나무는 6만9000그루에 불과했으나 2013년부터 소나무재선충병이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도는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방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차 방제가 마무리된 가운데 5차 방제가 이달말 마무리된다. 2004년부터 이달말까지 베어낸 소나무는 무려 211만9275그루에 달했다. 올해까지 최근 5년간 베어낸 소나무만 205만 그루에 이른다. 연간 40만그루의 소나무가 사라진 것이다.

그동안 이어진 방제에 따라 이번 5차 방제에서는 고사목이 17만여그루로 감소하긴 했으나 소나무병재선충 종식은 갈길이 멀기만 하다. 특히 2016년과 지난해에는 한라산국립공원내 소나무까지 피해가 발생했다. 그동안 15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붓었는데도 효과는 제한적이다.

제주도는 고사목 발생이 당초 예상보다 많아지자 방제전략 수정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 소나무재선충 피해 요인이 육지와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도는 이번에 실시하는 용역을 통해 정부 방제전략과는 다른 제주맞춤형 방제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지역에 대한 대체조림 조성사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 현재까지 이뤄진 대체조림 면적은 260.62㏊로 전체 피해면적 2만8449.6㏊의 1.33%에 불과하다. 고사목을 베어내며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는 것이 급선무이긴 하나 사라진 숲을 조성하는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 숲의 효용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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