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70주년 해원상생굿 9일 4·3평화공원서 시작
15일까지 지역별 원혼 위무…행불인 등 위로해

“바당에, 굴에, 주정공장에, 공항 활주로에….누게는 자손들 복이시난 여기 오곡, 자손 없는 사람들은 아직도 구천을 떠돌멍 언제 고향에 가지코 언제 돌아가지코 햄수다”

9일 ‘봄’을 부르는 심방의 사설이 4·3평화공원을 흔들었다.

‘70’이라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아 ‘4·3 70주년 해원상생굿’이 치러지고 있는 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수월미가 도열했다.

원혼을 대접하기 위해 마련한 것들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을 글썽이는 유족들이 있었다. 4·3으로 희생됐다고 추정되는 사람만 줄잡아 3만여명에 이른다. 이번 해원상생굿에는 이중 공식 확인된 1만 4000여명의 신위를 모신다고 했다. 월미의 규모는 고스란히 그 때의 아픔을 상징한다.

본격적인 해원상생굿에 앞서 펼쳐진 제주춤예술원의 진혼무 공연 '사월의 진혼-숨쉬는 기억'이 펼쳐졌다. 김대생 기자

서순실 심방은 첫날 초감제와 시왕맞이를 치르면서 3만에 이르는 영가를 4·3평화공원으로 불렀다. 땅 속은 물론 바다에 수장된 이들에 빙의돼 통곡했다. 지난 2009년 행불인표석 설치로 간신히 ‘넋’은 돌아온 이들도, 추가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까지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행불인들의 한(恨)까지 아우르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마지막 영혼을 떠나보내는 제차인 '도진'까지 일주일 동안 마을별로 4·3원혼을 위로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본격적인 해원상생굿에 앞서 펼쳐진 제주춤예술원의 진혼무 공연 '사월의 진혼-숨쉬는 기억'이 펼쳐졌다. 김대생 기자

10일 조천·구좌면·성산, 11일 표선·남원·서귀, 12일 중문·안덕·대정, 13일 한림·애월, 14일 제주읍 등 4·3 당시 지역 기준으로 정리해 굿을 진행한다. 지역별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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