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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해녀문화 직·간접 경험 경쟁력 전환 필요해녀공동체를 엿보다 22. 유네스코 후속작업 8 모범사례 도전
고 미 기자
입력 2018-04-10 (화) 18:07:08 | 승인 2018-04-10 (화) 18:11:33 | 최종수정 2018-04-10 (화) 18:11:33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신 활용 등 강조
일방적 보호·양성 한계…'사람'중심 다원적 접근 주목

지역 사회 협력 통한 개선·가치 기반 교육 확대 등 

지난해 11월 3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기념 정책 토론회에서 특별한 주문이 던져졌다. 제주해녀문화의 보존·활용에 있어 '생명력(viability)'과 더불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의 정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시였다. 대표적 모델로 '모범사례(Best Practice) 보급'이 꼽혔다.

△무형유산 관리 정책 확장

토론회에 주제발표를 한 박성용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정책사업본부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특히 제주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제12차 정부간 위원회에 의미를 뒀다. '살아있는 문화유산(Living Heritage)'이라는 제주해녀문화의 특성 역시 강조해야 할 부분으로 짚었다.
당시 박 본부장의 제안은 제주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관리 정책에 대한 일갈이기도 하다.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이후 눈에 띄는 변화는 '해녀 양성'에 집중돼 있다. 지속가능발전이라는 목표 달성이나 무형문화유산 간 연관성에 기반을 둔 보호·발전 방안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해녀의 날 지정을 통해 자원순환과 환경 보호 등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유네스코 등재 때 주목됐던 양성평등의 가치나 여성의 경제적 활동 평가 등은 미미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유네스코 관점으로 정책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적극적 개선이 주문되고 있는 것도 여기에 있다.

△문화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발전

유네스코는 지난 2003년 채택된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에 따라 인류의 문화다양성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한 원천인 무형유산의 보호에 힘쓰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2009년부터는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형문화유산 보호 프로그램·프로젝트·활동 모범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소개하고 있다.

모범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17개에 불과하다는 점 역시 제주해녀문화의 특수성과 연결할 수 있는 기회로 꼽히고 있다.

유네스코 '모범사례'로 처음에는 △볼리비아·칠레·페루의 아이마라족 사회의 무형문화유산 보호(2009) △인도네시아 페칼롱간의 바틱 박물관과 공동 수행하는 초·중·고등학교, 직업학교, 기술전문학교 학생들에 대한 바틱 무형문화유산 교육 및 훈련(2009) △에스파냐 전통 문화 센터 푸솔 학교 박물관의 교육 프로젝트(2009)가 선정됐다. 이후 △안달루시아 세비야주 모론 데 라 프론테라의 전통적 석회 제조 기술의 재활성화(2011) △벨기에의 놀이다양성' 진흥 프로그램:플랑드르 지역의 전통 놀이 보호(2011) △브라질 판당고의 살아 있는 박물관 사업(2011) △브라질 국가 무형유산 프로그램(2011) △무형문화유산을 전승하는 헝가리식 모델인 탄차즈(T?nch?z) 방식(2011) △멕시코 베라크루스주 토토나카족의 원주민예술센터의 크탁스크가크겟 막그칵스틀라와나(2012) △중국 차세대 푸젠성 인형극 예능보유자의 양성 전략(2012) △에스파냐 생물권 보전지역의 무형문화유산 목록 작성 방법 : 몬트세니의 경험(2013) △벨기에 '카리용 문화 보호-보전, 전승, 교류 및 인식제고'(2014) 등으로 그 수를 늘렸다.

모범사례에 주목하는 만큼 선정 과정에 주의를 기울였다.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지역 또는 국가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는지, 그로 인한 파급 효과가 있는지를 면밀히 살피면서 2013년 이후 선정 건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인류무형유산 특성상 기능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중심을 둔 프로그램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 방안까지 포함한 사례들에 '모범'이라는 타이틀을 줬다.

△ 문화적 의미의 회복

제주해녀문화에 접목가능한 사례로 브라질 판당고의 살아 있는 박물관 사업과 스페인의 푸솔 학교 박물관의 교육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바틱 박물관 교육·훈련 사업 등이 꼽힌다.

이들 프로그램은 제주가 목적하고 있는 '지붕 없는 생태 박물관'구상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이중 '판당고'는 브라질 카이사라 공동체의 전통 무도회로 노동 이후에 음악·춤과 더불어 다 함께 휴식하고 즐기는 시간을 말한다. 급격한 사회변화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것을 비정구기구인 카부레 문화협회를 중심으로 한 '살아있는 판당고 박물관' 프로젝트를 통해 5개 지역에 산재한 판당고 관련 개인·단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부활에 성공한 사례다.

일반인이 판당고 연행자와 소통하고 판당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판당고에 대한 가치와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도네시아의 '바틱'은 직물의 특정 부위에 밀랍을 바르고, 밀랍을 바른 부위에는 염색되지 않도록 하여 무늬를 만드는 기술이다. 바틱박물관은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유치원과 중·고등학교, 기술전문학교 등의 정규 교육과정에 바틱 기술을 맞춤형 교과과정으로 포함시켜 바틱 문화와 관련 지식·기술의 전승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해녀·해녀 문화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주민·단체들까지 사례에 포함시킬 것을 조언한다. 해녀공동체는 물론이고 주변 공동체들이 느낀 문제점을 지역 사회 협력을 통해 개선해 가는 과정과 문화적 의미를 잃지 않게 하거나 교육과정, 지역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통합해 가치 기반 교육을 증진하는 것으로 하나의 사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제주해녀문화가 지닌 가치는 생각보다 무한하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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