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구 착륙과정서 바람 등의 영향 추락 추정
100m 이상 바구니 움직이다 탑승객 튕겨 나가

제주지역에서 관광객 등 13명을 태우고 운행 중이던 열기구가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오전 8시11분께 서귀포시 남원읍 물영아리 오름 북쪽 목장에 조종사 김모씨(54)와 관광객 등 12명이 탄 열기구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김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나머지 탑승객 12명은 도내 병원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서귀포경찰서와 소방 등에 따르면 사고 열기구는 이날 오전 7시35분께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에서 출발해 30여 분간 비행하다 사고지점인 물영아리 오름 북쪽 목장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바람의 방향이 갑자기 바뀌고 강하게 불면서 이상이 생겼다.

애초 사고지점에서 300m 떨어진 곳에 착륙할 예정이었던 열기구는 예상 항로를 벗어났고, 아래로 내린 열기구는 바람에 밀려 100m 이상 사람들이 탄 바구니를 끌며 움직였다.

이 과정에서 바구니는 튀어 올랐다 내렸다가를 하다 1m 높이의 흙더미에 바구니가 부딪치면서 탑승객 12명은 바구니 밖으로 튕겨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수 미터 높이의 나무에 걸려 떨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을 모면했다.

하지만 조종사 김씨는 끝까지 바구니에 타고 있었으며 열기구가 수 미터 나무에 걸려 추락하면서 그 충격으로 크게 다쳤다.

한 탑승객은 "열기구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바람이 불어 많이 움직였다"며 "조종사는 끝까지 열기구를 조종했지만 들판으로 떨어졌다"며 아찔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열기구 업체 직원과 탑승객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와 항공안전법 위반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주지역에서 열기구 사고가 처음이 아닌 데다 다시 열기구 사고가 나자 제주지역 열기구 운행에 대한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주 산간지역에는 돌발적으로 바람이 거세게 불어 경로를 벗어날 수 있고, 인근에 풍력 발전기와 고압송전탑, 오름 등 자연 장애물이 있어 안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보다 앞서 1999년 4월 제주에서 열린 열기구 대회에서 열기구 3대가 강풍에 밀려 목표지점을 벗어나면서 고압선에 걸려 추락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당시 열기구가 추락한 부근 야산에는 산불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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