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계절적으로는 완연한 봄을 맞았지만 고용시장은 냉랭하다. 올해 1월부터 60%대로 추락한 고용률이 개선의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3개월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신세다. 게다가 일할 수 있는 인구가 증가한 반면 취업률은 감소하고, 실업률은 증가하는 등 고용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엊그제 '제주특별자치도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취업자수는 36만9000명으로 1년전 37만2000명에 비해 2000명 이상 감소했다. 취업자는 지난해 37만~38만명 후반대를 유지하다 올해 1월 36만9000명으로 떨어진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고용률도 68.5%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0%에 비해 2.4%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전국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고용시장의 불안감은 구직을 포기한 비경제 활동인구, 비임금 근로자 증가, 정규직 감소 등 여러 고용지표에서 확인된다. 우선 1년전에 비해 비경제 활동인구는 1만6000명 늘었다. 특히 동일 가족경영체에서 일은 하면서도 임금을 받지 않는 자영업자·무급가족봉사자가 5000명 늘어난 반면 임금근로자는 7000명 감소할 만큼 고용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안정적으로 고용된 상용근로자가 9000명 줄어드는 등 고용의 품질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경기를 지탱하는 건설경기도 침체되면서 관련 근로자도 2000명 감소할 만큼 고용 전망이 어둡다.  

고용시장이 계속 악화되면 소비 위축과 생산활동 침체 등 지역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크다. 특히 우리지역에 대기업이 없는 특성상 안정적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국내·외 기업 투자환경 개선 등 고용촉진 대책이 필요하다. 이와함께 여타 산업에 비해 많은 전문인력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도 커서 고용창출에 큰 도움이 되는 풍력·전기차 등 신성장 부품소재 전문 중견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