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정 제주도청 체육진흥과

제주의 4월, 이 눈부신 계절에 제주 사람들은 4·3의 아픈 역사를 마음에 꾹꾹 눌러 담으며 살아야 했다.    

올해 4월 제주에 진정한 봄이 오는 듯 하다. 봄꽃들이 만개한 길목마다 이제껏 숨죽여왔던 제주 역사를 알려주는 목소리가 넘쳐나고 있다. 4·3은 제주도민 모두가 기억해야 하는 아픈 역사이기 때문에 이제 그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기쁜 마음으로 고민하고 있다.

추념과 축제가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제주는 축제 속에서도 추념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도민들의 화합과 소통의 축제인 제52회 도민체육대회가 4월 13일부터 4월 15일까지 제주시 종합경기장 및 제주시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도민체전 최초의 야간개회식과 대회 신청 및 기록 전산시스템 구축, 종목 및 읍·면·동 종합시상제 도입 등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시도했다. 대회 참가인원은 51종목 745팀 1만5197명이지만 유년부, 학생부, 동호인부, 읍·면·동부, 재외도민까지 전 도민이 가족과 친구와 함께 보고 체험하고 격려하는 도내 유일의 체육문화행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4·3의 넋을 위로하고, 거친 시대를 살아온 제주의 정신을 이어받으며, 상생의 미래를 추구하기 위한 공연이 개회식에 준비돼 있다. 이애주 무용단이 그려내는 춤과 700명의 합창단이 표현하는 미래에 대한 노래소리가 울리고 나면 우리는 하나가 돼 제주의 아픈 역사가 상생의 시대로 나가기 위한 위대한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감동에 젖을 것이다. 

올해 4월 13일 오후 8시, 오라벌에서 울리는 추모와 도전과 화합의 향연에 전 도민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