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라공화국 헌책페어…5월 25일부터 헌책도서관 반짝 공개
책의해 의미·문화콘텐츠 개발·여행자가 만드는 여행지 실험 등

오래되어 많이 낡아지다는 뜻의 '헐다'는 동사와 손을 잡고도 유독 빛나는 단어가 있다. 책이다. '헌책'에는 먼저 읽은 누군가의 기억과 경험이 포개져 있다. 새 책 특유의 반짝거림은 없지만 손때와 관심이 은은한 광을 낸다. 

책의 해를 맞아 이런 '책'의 의미와 가치를 확인하는 판이 펼쳐진다.

한림읍 탐라나공화국(대표 강우현)이 한달 간 '헌책 도서관'을 반짝 공개한다. 헌책이 '열려라 참깨' 역할을 한다.

다음달 25일부터 6월말까지 진행하는 헌책페어를 앞두고 지금까지 모아진 책만 7만여권이 넘는다. 전국 지자체와 대학, 개인 방문객 등이 헌책으로 제주와 인연을 맺는 셈이다.

도내에서도 제주대를 비롯해 고산·토산·애월초등학교와 도서관, 자원봉사센터, 서귀포교육청, 새마을문고 등에서 헌책을 전달하고 있다.

노자서원에만 1만 2000여권을 비치했다. 숙박시설 등으로 조성할 건물도 도서관·미술관 기능을 더해 헌책의 자리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표기법이 바뀌거나 보관연한이 지난 책들이 대부분이다. 한때 몇 번이나 읽었던 추억의 산물도 있고, 서가를 빛내는 존재였던 것들도 있다. 버리거나 폐기하기에는 아깝고, 보관하자니 부담스러운 것들에 문화콘텐츠라는 쓸모를 입히는 특별한 실험은 그래서 흥미롭다.

수장의 개념을 뒤집어 비를 피할 수 있는 여유공간까지 활용하며 30만권에서 많게는 50만권까지 책을 둘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도서관 입장을 위한 기준은 '헌 책 5권'이다. 1년 여권을 받을 수 있다. 100권이면 3년짜리 여권이 발급된다. 빈손이면 별도의 수수료를 내야 입장이 가능하다. 여권 소지자는 유효기간 중 재방문이 가능하다.

헌책페어 기간 동안 상설전시와 주말행사도 열린다.

석화예술 창시자인 중국 양중유 선생의 작품전과 위칭청 진흙예술전, 나미콩쿠르 입상작품전, 제주의 화산과 인어의 전설을 담은 마그마보이 동화원화전을 준비했다.

행사 첫주는 한중 교류주간으로 중국 소주의 곤극악단 내한 공연과 제주에 살고 있는 중국 유학생과 거류민 상상캠프 등이 꾸려진다.

6월 23일에는 지난 해 충남 서산 숫소와 제주 암소의 인공수정을 통해 탄생한 송아지 100일 기념 축하행사를 연다. 문의=772-2878/jejubooks@naminara.com(제주헌책페어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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