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북한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북한을 알지 못한다. 분단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북한을 실체가 아닌 이념의 그림자 속에 가둬버렸다.
일본의 실천적 지성인 와다 하루키(도쿄대 명예 교수)의 「북조선」은 북한을 학문적 범주의 객관성으로 바라보고 있다.
북한이라는 한 나라의 통치 형태를 ‘유격대 국가론’이라는 개념으로 해석한 그의 이번 저서는 북한학의 개설서로서 손색없다.
80년대 북한을 바라보는 하나의 틀로 제시한 ‘유격대 국가론’은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이 북한 사회 체제에 미친 영향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김일성의 만주항일 전쟁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국가사상, 이데올로기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김일성 가짜론은 허구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다만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이 유격대국가라는 독특한 북한체제를 통과하면서 과장과 윤색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생산도 학습도 항일 유격대 식으로"라는 구호도, "모든 인민은 김일성의 유격대원"이라는 북한의 구호는 이런 틀거리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저자는 김일성 사후 북한이 정규군 국가로 전환하고 있다고 본다. 항일 유격대 대신 혁명적 군인정신이 북한 사회의 이념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1996년 북한의 선군정치 선언도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북조선의 성립과 현재의 정세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근·현대사 자료의 수집을 통해 분석한 「북조선」은 북한에 대한 편향적 인식을 넘어서 객관적 실체로 북조선을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저자의 주장은 우리에게 매우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1997년판 국방백서의 북한 군사력에 대한 부분은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장비 향상을 위해서거나 병력이 많은 것처럼 위장하는 북한의 유격대 착란 전술에 의해 부풀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대목이 그렇다.
책 곳곳에서 우리는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이 진실에 가깝기보다는 남한과 북한, 양국의 국가체제를 위해 다소의 윤색이 덧붙여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북한에 대한 본격적 연구서인 동시에 북한 통사 또는 북한을 이해하는 교과서이기도 하다.<김동현 기자>
◈와다 하루키(和田春樹)는 누구.
1938년 일본 오사카 출생. 일본의 ‘전후민주주의’ 세대에 속하는 학자로 60∼70년대 베트남전 반대운동, 일한연대운동 등을 주도했다. 사회주의체제, 러시아 연구 특히 러시아 혁명과 페레스트로이카 연구의 권위자. 20년 동안 북한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 「김일성과 만주항일전쟁」「역사로서의 사회주의」「한국전쟁」등의 저서가 있다. 현재 도쿄대 명예교수이자 ‘일·한 국교정상화를 위한 시민의 모임’사무국장이다.
스릴넘치는 카지노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대박찬스 바로 당신이 주인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