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 어둠 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라//아! 아! 아! 반역에 세월이여/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안치환 곡‘잠들지 않는 남도’)

 제주불교본사 관음사(주지 중원 스님)가 4·3 54주기를 기해 오는 4월 3일 제주시 신산공원 특설무대에서 4·3위령음악제를 갖는다. 행사장소를 관음사 도량에서 신산공원으로 옮긴 것은 유족과 일반 도민들의 접근이 쉽기 때문. 4·3위령음악제가 열리는 신산공원은 4·3위령탑이 세워져 대다수의 4·3행사가 열리는 ‘4·3 상징공원’이어서 행사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관음사는 해마다 ‘4·3’이면 4·3원혼들을 위해 자체적으로 천도제를 지내왔다. 지난해에는 4·3 원혼과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고, 도민들의 정신승화를 통한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의 천도대제와 4·3위령 음악제를 가져 화제를 모았다. 올해 4·3위령음악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관음사는 4·3 당시 무장대와 토벌대의 지휘부와 대규모 부대가 주둔했던 ‘4·3 비극’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사적인 장소다.

 제주MBC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4·3위령음악제는 제주출신 인기탤런트 고두심씨 사회로 눌무용단의 ‘진혼굿’으로 시작된다. ‘잠들지 않은 남도’를 부른 안치환, ‘찔레꽃’의 장사익, ‘아버지’의 권진원, 신형원, 성악가 백남옥씨 등 유명가수와 성악가가 출연해 4·3의 원혼들을 달래고,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노래로 달랜다.

 이날 위령음악제는 MBC를 통해 오후 7시 20분부터 8시 20분까지 안방으로 전달된다. 주최측은 생방송 관계로 행사 시작 30분전에 관람객들의 입장을 끝낼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행사문의=758-8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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