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정치부 차장

'이전투구(泥田鬪狗' 이 말은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이다. 자기 이익을 위해 볼썽사납게 싸우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옛날 우리나라의 8도 사람들에 대한 평가에서 유래됐다.
옛날 우리나라 8도의 사람들에 대한 특징을 4글자로 평가한 4자평에서 나온 말로 경기도 사람들은 경중미인, 곧 거울에 비친 미인과 같다. 

평안도 사람들은 산림맹호, 곧 산 속에 사는 사나운 호랑이와 같다. 마지막으로 함경도 사람들은 이전투구, 곧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처럼 악착같다.

이처럼 이전투구는 원래는 함경도 사람의 강인하고 악착스러운 성격을 특징짓는 말로 사용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또는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들처럼 볼썽사납게 다투는 모습을 비유하는 말로 흔히 쓰인다.

최근 6·13 지방선거 대진표가 대부분 확정되면서 제주도지사 선거판이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다. 

정치적 공세와 비방전이 강도를 더하면서 갈수록 후보들 간 이전투구의 양상마저 보이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도지사 선거판도 진정한 정책·비전 경쟁은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4일 직무정지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대림 예비후보와 우근민 전 지사를 묶어 제주의 적폐세력이라고 비판하는 등 '남의 탓' 하느라 긴 시간을 할애했다.

문대림 예비후보도 곧바로 논평을 통해 2014년 3월16일 원 지사의 관덕정에서 출마회견에서 '우 지사를 평생 후견인으로 모시고 싶다'고 한 말을 지적했다.

이번 선거 역시 과거처럼 후진적 행태와 혼탁상을 되풀이하는 거 같아 우려스럽다. 도민에게 도지사 후보 간 네거티브·말꼬리 잡기는 '배부른 자들의 말잔치' 정도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여기에 관심을 가질 만큼 도민들은 물질적, 정신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지금의 힘든 현실을 극복하고 보다 살맛나는 제주도를 만들고 민생 문제 해결과 흔들림 없는 개혁을 통해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혜안 있는 도지사를 간절히 바란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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