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제주도의 비만 인구비율은 매해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한다. 비만에 대한 제주도민의 인식이 아직은 부족한 탓일까. 비만은 허리나 무릎 등 뼈에 물리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하지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암 등 각종 성인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물론 한의원에 내원하는 대부분 환자는 비만으로 인한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호소한다. 

그렇다면 비만은 언제 치료하는 것이 좋을까. 치료의 적당한 시점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겠지만 효율성으로 따지자면 체중이 막 증가하는 시점이 가장 좋다. 체중이 증가한다는 것은 곧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급격한 변화가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에 그 시점에 습관을 다시 과거로 돌려놓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다. 먹는 것은 습관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고치기는 힘들어진다. 

보통 어린 시절에 식습관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소아비만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여성의 경우 출산 후에 식습관의 변화가 많이 일어난다. 더 넓게 보자면 이 시기에 생활환경의 변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출산 전부터 식습관의 변화는 일어난다. 몸 속 태아의 영양을 위해 많이 먹을 것을 권장하다보니 식사량이 늘어나게 되고 간식을 자주 먹는 습관이 붙게 된다. 출산 후에는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식습관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시도 때도 없이 아이가 울기 때문에 수면에 방해를 자주 받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는 증가하고 몸의 염증도 증가해서 잘 붓는다. 이 시절에는 아이의 양육을 위해 집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적어 더 움직임이 없어지고 하루 칼로리 소모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또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 더 먹을 것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에 비만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주는 것이 시간이 지난 후에 하는 것보다 성공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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