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규 제주대 교수·논설위원

국내 농업은 농업 인구 고령화, 농업 인력과 농경지 감소, 생산 비중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 중 노령화 문제는 기존의 농업 인력을 대처해 줄 젊은 층의 농업종사를 유도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농업이 젊은이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마트폰,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으로 표현되는 현재 사회를 살고 있는 젊은 층에게 있어서  농업은 시대에 뒤처진 사양 산업으로 부모세대에서 끝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현상은 통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는데 전체 취업자 중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인력의 비율이 급격히 줄고 있고, 국내 총생산 중 차지하는 비중도 급락하고 있다. 

이렇듯 어려움에 빠져 있는 국내 농업이 최근 첨단 기술과 융합해 '스마트 농업'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스마트 농업'은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기술(BT), 녹색기술(GT)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농업이 생산물의 품질과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노동인구 및 농지 감소,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스마트 농업'과 관련한 생산 영역의 주요 산업 기술은 스마트 팜, 식물공장, 지능형 농작업기 등이다.

이중 스마트 팜은 센서와 네트워크 기반의 스마트 농업생산 시스템이다. 각종 센서 기술을 이용해 농축산물의 생장, 생육 단계부터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CO2) 등의 정보 관리에 기초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병충해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시스템 기술로 최근 네트워크, 분석 소프트웨어, 스마트기기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또 식물공장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등장했다. 식물공장 기술은 저비용, 고효율로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작물의 상태에 따라 영양, 온도, 광원 등 생장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관리하는 기술이다.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고 생육 속도와 수확기를 조절하기 위해 온도를 조절하고 식물 생장에 적합한 양분을 자동으로 공급해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이런 스마트 농업은 기술적인 장점 외에도 젊은이들로 하여금 농업이 첨단산업으로 미래 유망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인식의 변화를 통해 젊은이들의 농업 기피 현상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말이 새삼 생각난다.

우리 제주 역시 농업종사자의 노령화와 젊은 층의 농업에 대한 종사기피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스마트 농업'은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농업이 미래 유망 직종이라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면 자연스럽게 제주 농업에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농업이 미래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미래 비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주의 농업 현실에 맞는 '제주형 스마트 농업'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제주지역의 농업은 90% 이상이 노지형 재배다. 따라서 하우스· 시설을 바탕으로 하는 기존의 '스마트 농업'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제주형 스마트 농업'은 지금까지 경험이나 단순 기기에 의존하던 기존 노지재배 방식에서 정보통신기술, 바이오기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손쉽게 고품질의 생산물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를 통해 농업이 미래 핵심 유망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경우 우리 제주의 농업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비전있는 일자리로써의 농업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고 있다. 농업 역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미래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제주형 스마트 농업'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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