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철 편집부 차장대우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남북관계 진전 등 3대 의제에 걸쳐 그 성패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중요한 회담을 목전에 두고 정상회담 만찬 메뉴 하나 하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특히 그동안 오찬이나 만찬 메뉴에 특별한 의미를 담아 은연중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사 정치'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독도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돌솥밥 반상'과 '360년 씨간장을 만든 소스의 한우갈비구이' 등을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베트남 순방 때는 시장을 방문해 정상과 함께 시장음식을 함께 맛보거나 유타오·쌀국수 등 서민음식을 식사메뉴로 정하기도 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 만찬메뉴도 지난 24일 공개됐다.

주요 재료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관련된 것으로 준비했다.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에 기여해왔던 인물들을 조명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내보인다는 것이다.

각각의 메뉴는 스토리가 담겨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해삼편수가 전채요리로 오르고,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올라가 유명해진 서산 목장의 한우부위별 구이가 이어 준비된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에서 오리농법으로 지은 쌀로 만들어진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취향을 고려해 그가 유년 시절을 보낸 스위스의 뢰스티(감자요리)와 비슷하게 만든 스위스식 감자전도 메뉴에 올린다.

'식사 정치'의 하이라이트는 디저트가 장식한다. 

봄 꽃으로 장식하고 독도가 포함된 한반도기를 그려 넣은 '망고무스'와  백두대간 송이버섯·제주 한라봉을 사용한 차로 한민족의 단합과 남북 화해의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살얼음판을 걷듯 긴장될 수밖에 없는 정상회담에서 만찬 메뉴가 화해 분위기 조성에 톡톡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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