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령 작가 아홉 번째 개인전 ‘봄이 오는 소리’
28일까지 갤러리카페 다리…삶의 가치·의지 담아

한라의 여신

봄이라 했다. 겨우내 움츠렸던 것들이 저마다 사연을 담고 몸을 일으킨다 했다. 여러 세월 익숙한 비도 내리는 명분이 있고, 바람도 까닭 없이 불지 않는다 했다.

제주 김미령 작가가 아홉 번째 개인전에서 ‘봄’을 묻는다. 28일까지 갤러리카페 다리에서 열리고 있는 ‘봄이 오는 소리’에서 김 작가는 봄에 ‘희망’이란 메시지를 묻었다. 힘들었던 과거와 어두웠던 역사를 추슬러 지나간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캔버스에는 화사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지만 마냥 곱지만 않다. 꽃 필, 그리고 피울 이유를 풀어내느라 오히려 더 왁자하다. 그것이 귀에 거슬리지 않는 것은 살면서 한 번쯤은 살피고 가야할 가치를 담은 때문이다.

2013년 ‘자연은 나의 스승’을 시작으로 ‘너의 몸짓으로 나는 말한다’, ‘자연의 소리’, ‘살어리 살어리랏다’전 등을 통해 자연에 대한 경외를 감추지 않았던 까닭에 가볍지 않은 마티에르가 손 거스러미 마냥 마음에 걸린다. 김종해 시인이 노래한 ‘봄’처럼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어디 한두 번이랴”만은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기다린 꽃 필 차례가 눈앞에 펼쳐진다. 문의=726-2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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