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산 마늘의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두고 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자식을 키우듯 애지중지 1년간 공들인 농사가 결실을 맺는 기쁨도 잠시 매년 반복되는 수확기 인력난에 걱정이 더 앞서는 까닭이다. 이미 조생종 마늘이 다음달까지 수확에 들어간데 이어 다음달 중순 이후부터는 일반 마늘도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되지만 농가에서는 사람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이니 속만 타들어갈 뿐이다. 

모든 농사가 씨를 뿌리고 거둬들이기까지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만 제주산 마늘은 더욱 그렇다. 도내 밭농업 기계화율이 56.3%에 이르는 반면 마늘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지리적 특성상 자갈과 암반이 많아 기계화가 힘든 탓이다. 수확철 마늘을 뽑고, 산지에서 말리고, 마늘을 잘라서 담는 일까지 모든 작업을 사람의 손에 의지해야 한다. 여기에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일손은 갈수록 줄어들면서 인력난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매년 오르는 인건비가 큰 부담이지만 그래도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하는 현실이 농가로서는 답답할 따름이다.  

이처럼 수확철 마늘농가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제주도와 농협제주지역본부가 나섰다. 현재 도내 마늘농가서 수확에 필요한 인력은 6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자가노동력 2만명과 밭떼기거래를 제외한 부족인력은 3만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농협이 유·무상 영농인력을 공개모집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감귤 수확철에는 다른 지역이 농한기였던데 반해 지금은 똑같이 농번기로 일손이 부족해 도내 마늘농가에서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걱정도 나오고 있다.

마늘농가의 일손 부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실 모든 농촌의 현실이다. 사람이 없어 농사를 접어야겠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자칫 제주경제의 근간인 농업이 무너질 수도 있음이다. 농가에서 일손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도록 상시적인 인력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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