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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줄씨줄] 평양냉면김정희 편집부장 대우
김정희 기자
입력 2018-05-01 (화) 14:11:23 | 승인 2018-05-01 (화) 14:12:11 | 최종수정 2018-05-01 (화) 14:12:08

"평화의 상징은 이제 비둘기가 아니라 평양냉면"(영국 '가디언').

지난 4월27일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이 만들어낸 인기 스타는 단연 평양냉면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찬 메뉴에 등장한 평양냉면은 우리 예술단이 평양 공연때 맛봤던 평양 옥류관 냉면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환담 도중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고 언급했을 만큼 북한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북측에서는 갓 뽑아낸 평양냉면을 대접하기 위해 옥류관 수석 조리사를 판문점으로 보냈다. 또 회담이 열렸던 27일에는 평양냉면을 맛보려는 시민들로 평양냉면집들이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냉면은 흔히 여름철 별미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지만 원래는 추운 겨울에 즐겨 먹는 음식이었다. 겨울철이면 온돌의 온도 조절이 어려워 불을 많이 때다 보면 방바닥이 뜨거워지기 마련이었다. 이때 차가운 음식인 냉면은 더위를 식히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1849년에 나온 「동국세시기」는 "겨울철 제철 음식으로 메밀국수에 무김치, 배추김치를 넣고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 먹는 냉면"이라고 언급했다. 평양냉면은 고려 중기때 유래해 조선시대에 대중적 요리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 숙종과 고종도 먹었다고 할 만큼 폭넓게 사랑받았다. 도심에 면옥이라는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1년 내내 냉면류를 파는 식당들이 있을 정도로 현대에 와서도 대중적인 음식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평양냉면의 주재료는 메밀이지만 조선 후기까지만 해도 메밀이 아닌 전분과 밀가루가 주재료였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일본 소바의 영향을 받아 메밀이 대거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 같은 북녘땅에서 유래했어도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식재료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평양냉면은 메밀을 많이 넣고 삶은 국수를 차가운 동치미국이나 육수로 만 장국냉면이 주류를 이룬다. 반면에 함흥냉면은 감자 등의 전분을 넣고 뽑아낸 국수를 매운 양념장으로 무치고 새빨갛게 양념한 홍어회를 얹은 비빔냉면이 일반적이다. 

한국인들에게 국수는 잔칫날에 먹는 경사스러운 음식이다. 길이가 길어 장수를 상징하기도 하고 함께 나눠 먹는 화합의 음식이기도 하다. 남북정상회담 때마다 옥류관 냉면은 빠짐없이 등장할 만큼 평양냉면은 남북이 함께 나누는 상징이 됐다. 그래서일까. 평양냉면으로 대표되는 '식탁위 통일'이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김정희 기자  jhkim@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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