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발전을 위한 ‘지역 상생’과 ‘사회 환원’을 몸소 실천해온 프레드릭 H 더스틴(Frederic H Dustin)제주김녕미로공원 대표가 5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고 더스틴 대표는 군인과 외교관으로 활동하던 1958년 관광으로 제주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71년 제주에 정착했고 ‘또 다른 고향’으로 삼았다. 제주대학교에서 강사·객원교수로 23년간 관광영어를 가르쳤다.

김녕미로공원은 제주를 마지막 안식처로 생각한 더스틴 대표가 평생 모은 재산을 털어 세계적인 미로 디자이너 에드린 피셔의 조언을 바탕으로 1987년부터 공원에 사용할 나무를 심기 시작해 8년 후인 1995년 완성한 공간이다.

이후 이 미로공원 운영으로 얻은 수익금을 지역에 환원하며 제주 기부문화에 불을 댕겼다.

지난 2003년부터 외국인 기금교수 재원으로 9200만원, 외국인 유학생과 교류학생 장학금, 외국인 교수 연구비 등으로 6억3076만원을 전달하는 등 지금까지 총 7억7000여만원을 제주대에 지원했다. 김녕마을 노인대학에도 매년 500만∼1000만원을 지원하는 기업 수익금의 대부분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면서 삶과 나눔을 일체화하며 제주 사회의 귀감이 됐다.

제민일보는 지난 2013년 도민 대통합을 위한 시작한 칭찬캠페인 'WeLove(We♥)'프로젝트의 첫 칭찬주인공으로 선정하는 그의 노력에 공감했다.

더스틴 대표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기부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나눔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운영수익금의 80% 이상을 제주대 지원금과 김녕 지역 학교 등에 환원하는 이유는 ‘공평한 기회’에 있다. 더스틴 대표는 “장학금, 해외연수 같은 혜택은 일부 학생들에게만 돌아간다.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신념을 고수해왔다.

제주대는 2006년 5월 제주 지역사회와 대학 발전에 기여한 공을 높이 평가하며 더스틴 대표에게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빈소는 제주대병원 장례식장 제1분향실에 마련됐다. 더스틴 대표의 추모식은 7일 오전 김녕미로공원에서 거행된다. 유해는 공원 내에 안치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