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들의 사회참여 의지는 여느 지역보다 높다. 경제활동참가율이나 맞벌이 비중은 늘 전국 상위권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처럼 제주여성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에도 불구하고 사회 곳곳에서 여성과 남성의 성평등 실현이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쉽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지역별 성평등 수준 분석 연구'에 따르면 2016년 제주지역 성평등 지수는 전국 중상위권이었다. 지역 성평등 지수는 전국 16개 광역시·도(세종시 제외)에 대해 사회 각 분야의 여성과 남성의 성평등 수준을 측정해 지수화한 것이다. 사회참여(경제활동·의사결정·교육훈련), 인권·복지(복지·보건·안전), 의식·문화(가족·문화·정보) 등 3개 영역·8개 분야로 나눈 뒤 지역별로 상위·중상위·중하위·하위 등 4등급으로 평가해 발표한다.

이번 평가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제주여성들의 사회참여다. 2011년 100점 만점에 66.2점으로 전국 3위에서 2016년 67점으로 전국 4위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수년째 전국 1위다. 일하는 여성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좋은 일자리에서는 상대적으로 밀려나고 있다. 성별 임금격차가 2015년 전국 2위에서 2016년 6위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의사 결정에서 여성 관리자 비율도 전국 15위에 머물렀다.

여성들에 대한 성평등 의식·문화 영역(10위)과 인권·복지 영역(9위)도 하위권에 그쳤다. 특히 여성의 강력범죄 피해율(15위)과 전반적인 사회안전에 대한 인식(10위) 등 안전분야 성평등 지수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는 2016년 제주시내 한 성당에서 발생한 중국인의 여성 피습사건 영향이 컸다. 

지역 성평등 지수를 측정하고 발표하는 것은 각 지자체가 성평등 문제에 보다 전향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제주도는 이번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성평등 정책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정책 발굴 등 성평등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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