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은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된 기념일이다. 하지만 스승에 대한 공경은커녕 교권 침해로 교사의 권위가 추락할 대로 추락한 우리의 교육현장은 스승의 날을 무색하게 한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교사가 스승의 날을 폐지하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학교현장에서 일어난 교권 침해는 109건에 달한다. 2015년 26건에서 2016년 40건, 2017년 43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침해 유형도 다양하다. 수업을 방해하거나 지시 불이행은 물론 폭언과 욕설, 폭행을 가하기도 한다. 심지어 성희롱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들 교권 침해가 2016년 1건을 제외하면 모두 학생들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에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존경심은 찾아보기 힘들다. 

교권 침해가 잇따르면서 교사들은 학생 지도를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수업 중에 자거나 떠드는 학생이 있어도 모른 척 넘어간다. 교칙을 위반해도 웬만하면 눈을 감아버린다. 여차하다가 학생들의 폭언·폭행 등 횡포에 시달리는 것뿐만이 아니다. 정당한 학생 지도에도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 십상이다. 교사들의 자존감은 무너지고 인생의 가르침을 주는 스승으로서의 소명의식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러다보니 교사들은 스스로 더이상 스승이 아닌 그저 많은 직업들 중의 하나가 되고자 한다.  

학교현장에서의 교권 추락을 더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 학교는 전인교육의 장이다. 하지만 교권이 바로 서지 않은 상황에서 결코 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없고, 그 피해는 결국 학생들이 입게 된다. 교육당국은 교권 침해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이를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교사들 역시 존경받는 스승이 되도록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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