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립제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은 다음달 2일부터 5월 15일까지 김순이 선생 기증유물 특별전 ‘제주의 삶, 제주의 아름다움’을 연다.

 이번 특별전에는 지난 1996년과 2001년 김순이씨가 제주박물관에 기증한 1700여 점의 제주 관련 유물 중 의복류를 중심으로 2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통과의례복·제주의 일상복·노동복 등 제주 복식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유물 이외에도 제주 생활공예의 아름다움, 도자공예의 미를 가진 다양한 유물이 선보인다.

 예로부터 제주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헌 갈중이에 싸서 눕혀 더러움을 정화하고 강건하게 자라기를 빌었다. 갈중이가 가진 거친 자극으로부터 제주인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특별전에는 산모와 아기가 사흘 후 입는 봇뒤창옷을 비롯, 혼례복과 호상옷 등 제주인의 삶과 죽음을 함께 했던 의류들이 전시된다.

 봇뒤창옷은 제주도의 전통적인 배냇저고리로 ‘아기가 아기집에서 태어난 처음 입는 큰 옷’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삼베로 만들고 옷고름 대신 무명실을 꼬아 달아 아기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또 조선시대 청도포와 거친 노동일을 속에서 제주 여인들이 입었던 갈옷과 물옷들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한라산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테우리들이 입었던 개가죽으로 만든 두루마기·가죽감태·가죽발레·가죽버선 등 제주인의 생활상을 짐작케 하는 유물들이 선보인다.

 댕댕이덩굴·칡·억새 등으로 만들었던 정동벌립·삿갓·남바위를 비롯, 다양한 생활도구들도 함께 전시돼 옛 제주인들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다.

 물허벅·술허벅·죽허벅·오줌허벅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던 제주의 옹기들도 전시돼 제주인들의 일상생활에서의 모습을 알 수 있게 한다.

 시인 김순이씨는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민속연구와 제주도지편찬위원회 상임위원, 제주도문화재 전문위원들 지냈다. 현재는 제주의 민속을 연구하며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전시개막=4월 1일 오전 10시. 문의=720-8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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