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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향한 진중한 시선에 닿다이명복 개인전 ‘그날 이후’ 1980년대 초반 이후 작품 65점 소개
17~31일 예술공간 이아 전관…자신만의 화법·따뜻한 시선 담아
고 미 기자
입력 2018-05-16 (수) 23:30:04 | 승인 2018-05-16 (수) 23:32:01 | 최종수정 2018-05-16 (수) 23:32:01

뭐라 설명하기 어렵지만 개인전에 꺼내놓은 작품을 보고 시가 떠올랐다. “깨진 솥 하나 있었네”로 시작하는 제주 이종형 시인의 ‘산전’이다. “…누군가는 버렸다고 하고, 누군가는/떠나며 남겨두었다고…”하는 것들에서 바닥을 긁던 숟가락의 달그락 소리를 들은 시인은 “…겨울이 수십 번 다녀가고/수천 번 눈이 내리고, 얼고, 녹아 흘렀어도/그날의 허기가 가시지 않았네//아직 식지 않았네”라고 노래를 마친다.

이주 9년차, 이제는 제주 작가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이명복 작가가 붓으로 쏟아내는 이야기에는 아직 마침표가 없다. 3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담아낸 전시의 깊이도 그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다.

17일부터 31일까지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공간 이아 기획전으로 진행하는 ‘그 날 이후’다. 작품으로 세상을 두드리기 시작했던 1981년부터 제주 이주 후 최근까지 작업한 작품 65점을 어렵게 골랐다. ‘권력’ ‘인물’ ‘풍경’ 그리고 ‘제주4·3’연작까지 자신의 화법을 찾고 전달하려한 노력이 읽힌다.

‘그 날’은 특별한 어느 날이 아니라 시대 흐름에 있어 한 번도 뒷걸음치지 않았던 의지와 드러내려는 열정의 기준이다. 크게 ‘1981년~1989년-우리에게 미국은 누구인가’ ‘1990년~1999년–증언하는 산하’ ‘2000년~2009년–위장된 야만’ ‘2010년~현재–제주에서 사회적 풍경을 찾다’로 구성된 전시는 현대사를 마주한 듯 어딘지 불편하고 묵직하다. 오랜 관찰과 사색을 통해 만들어진 일그러진 표상을 마주할 용기를 준다.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에 닿으며 ‘다음’을 건드린다. 전시개막은 19일 오후 3시. 문의=064-800-9333, 010-9292-1108.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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