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한글서예사랑모임 24번째 회원전 ‘제주 사계를 묵향에 싣다’

20~24일 도문예회관 3전시실, 25~8월 30일 먹글이 있는 집서 진행

세종대왕 즉위 600돌 기념, 훈민정음 ‘하늘 아’ 제주어 연결 작업도

현병찬 작

“‘서로 사맛디’는 우리 말로 ‘서로 통한다’는 뜻이고, ‘맹가노니’는 ‘만들다’는 뜻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의 감동은 생각만으로도 가슴 뭉클하게 한다. 분단이니 냉정이니 하는 차가운 단어로 나뉘었던 감정을 훈훈한 대화로 바꾼 배경에 ‘훈민정음’이 이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때마침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 즉위 600돌이다. 이를 기념한 자리에 ‘제주의 사계’가 스며든다. 농담과 묵향에 담긴 것들이 때로는 일필휘지의 용맹함으로, 때로는 소박하나 정다운 호흡으로 섬을 품었다 풀었다 한다. 그 느낌이 마치 하늘을 읽어 두루 백성을 헤아린 ‘경천애민’정신에 닿는다. 지금 제주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들이라 허투루 보기 어렵다.

㈔제주특별자치도한글서예사랑모임(이사장 현병찬)의 24번째 회원전이다. ‘제주의 사계를 묵향에 싣다’를 주제로 내건 이번 전시는 8월까지 긴 호흡을 이어간다. 20~24일 도문예회관 3전시실에서 1차 전시를 진행하고 25일부터 8월 30일까지 저지예술인마을 먹글이 있는 집에서 2차 전시를 이어간다. 전시 기간 중 7월 15일 마애명을 중심으로 제주목사들의 흔적을 탐방하고 유적지를 정화하는 시간도 갖는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요청으로 제주어와 세종대왕이 만나는 특별한 자리도 준비한다. 아직 제주어에 그 흔적이 남아있는 훈민정음의 하늘아(·)를 꺼내 그 중요성을 되짚어 보는 ‘세종성왕 즉위 600주년 기념전’(제주도한글서예묵연회)이 6월 서울과 11월 제주에서 열린다.

‘유네스코 소멸위기 언어’라 관심을 받았던 사정이 ‘천지인’의 과학적 가치와 끈끈한 한민족의 정서를 연결하는 장치로 그 역할이 급부상했다.

이번 전시는 그런 의미를 곱씹으며 우리글과 제주어의 매력, 더불어 제주가 지닌 자원의 힘을 살피는 자리로 손색이 없다. 추사의 ‘물마농꽃’과 늙은 폭낭 아래 쉼팡, 날이 선 칼바람을 가슴으로 받아치는 섬동백, 이나라 땅끝에서 겨레와 더불어 살아온 한라산 등이 한글자 한글자 마음에 새겨진다. 문의=010-9013-7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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