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애 제주시 용담1동주민센터 주무관

'청렴'. 공직사회에 들어와서는 정말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는 말이다. 

공무활동에 필요한 모든 자원이 국민의 혈세에서 나오기에 반드시 청렴해야 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내 주위를 둘러봐도 그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고 청렴과 반대되는 부정부패나 비리와 관계될 만한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 덕목을 왜 이렇게 강조하는 것일까.

진지하게 생각한 나 나름의 결론은 '인간의 나약함'이었다. 공무원이든 아니든 우리 모두는 업무상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공명정대하고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기를 바라고 그렇게 실천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적어도 공직사회에 들어 온 새내기들에게 청렴의 의지와 기상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문제는 우리는 너무나 나약하기에 처음의 다짐을 잊어버리고 유혹에 넘어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청렴교육을 간다 했을 때 직장 상사 한분이 우수개 소리로 "야, 신규가 무슨 청렴교육을 받나? 더러 울래야 더러울 수 없는 게 신규 아니냐?"라고 말했던 게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 말은 초기의 기상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흐려지고 안정된 직위가 되면 청렴과 거리를 둘 수도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지 않을까. 이렇듯 끝까지 지켜내기가 쉽지만은 않은 청렴의무이기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덕목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 업무책상 유리 밑에는 자필 서명한 청렴서약서가 있다. 일하는 중간 중간에 안 보려고 해야 안 볼 수가 없도록 위치해 놓고 있다. 우리는 너무 나약한 인간이기에 처음에 가졌던 청렴 의지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서 매일 매일 거울을 보며 단장을 하듯 청렴서약을 보며 자신과의 약속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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