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항공화물 운임을 인상키로 하면서 제주 1차산업 종사자들의 시름이 깊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농·축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육지부 시장까지 운송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이용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항공화물 의존도가 높은 제주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채 국내선 항공화물 운임을 갑자기 인상키로 하면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달부터 국내선 7개 항공화물 대리점의 운임료를 ㎏당 30~40원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물가상승 및 보안검색 절차 강화 등에 따른 인건비와 화물 터미널 운영비가 증가해 국내선 항공화물 적자폭이 매년 평균 45억원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측은 "올해 2월 전국 화물 운임료가 인상됐지만 5월까지 유예했다"며 불가피성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의 화물운임 인상은 농산물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제주지역 농가들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도내 21개 농업 관련 단체로 구성된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는 내일 대한항공 사무실이 상주한 한진빌딩 앞에서 운임료 인상 규탄 대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농업인단체는 대한항공의 운임료 인상으로 농업인들이 11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제주도당도 "대한항공이 어려운 제주지역 농업인들의 입장을 고려해 항공화물 운임 인상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항공의 운임료 인상은 아시아나항공까지 도미노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농가의 물류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인상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 오너 일가의 갑질행위로 국민들의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일방적인 화물운임 인상은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책무를 망각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제주노선이 수익을 올리는 황금노선임을 감안할 때 대한항공의 적자를 신뢰할 농가나 도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항공화물 운임 인상에 앞서 제주노선의 전체 운송수입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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