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서귀포시 기획예산과 주무관

정확한 제목은 '2020 우주의 원더키디'이다. 1989년도 작품으로 그 당시 초등학교를 다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했을 만한 국산 만화영화다. 그때는 2020년이 너무나 멀게 느껴졌는데 이젠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만화에서처럼 작은 로봇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건 꿈이라 생각했는데 세계의 여러 업체에서 개발하고 있는 드론택시로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규제 때문에 드론택시는 불법이라는 신문기사를 보고 많이 허탈해 했던 적이 있다. 

'규제개혁'이란 말 자체는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꼭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구비서류 감소나, 처리절차 개선, 연령제한 등을 조정하는 것도 규제개혁에 포함된다.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전국으로 확대하여 민원인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거나 작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의 비용을 절감한 우수사례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존경의 마음까지 생긴다.

그렇다고 규제가 전부 개혁의 대상인 것은 아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외국인 직접투자유치제도를 보면 외국인이 그 지역에 투자를 하려는 경우 현지인이 50% 이상의 지분을 갖도록 해야 투자가 가능하다고 한다. 두바이 견학 중 현지인 대부분이 5층 이상의 빌딩을 소유한 부자들이라는 가이드의 얘기를 듣고는 제주에도 그런 규제가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었다.

규제는 어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긴 하지만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변하기도 한다. 한 때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던 규제일지라도 시간과 여건이 바뀌면 수정되거나 없어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 도에서는 6월 30일까지 도민생활 불편과 경제활성화 걸림돌 해소를 위한 2018 생활 속 규제혁신 과제 도민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의해야할 것은 단순히 현실에 맞지 않으니 고쳐야 한다는 식의 지적, 시정, 불만, 주의환기 사항은 안 된다는 점이다. 잘못된 규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해 우리 시에서는 도 주관 규제개혁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5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은 바 있다. 올해에도 많은 시민들이 규제개혁 공모에 참여하여 우리 시가 다시 한 번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길 기대해본다. 

어릴 적 원더키디를 보며 코보트를 타고 하늘을 나는 꿈을 꿔왔던 것처럼 규제개혁을 통해 자라나는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세상을 물려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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