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언 ㈔ 제주중독예방교육원장

1987년 세계보건기구 (WHO·World Health Organization)가 창립40주년을 맞아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매년 5월 31일을 세계금연의 날(World No Tobacco Day)로 제정했다.

이후 매해 한 가지 주제를 정해 세계가 공동의 주제로 금연운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제31회 세계금연의 날 슬로건 역시 '흡연, 스스로를 죽이고 타인도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라는 문구로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담배 때문에 50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한 자료에 따르면 사망 수는 매년 증가해 2030년에는 1000만 명에 육박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에서도 매년 4만7000명이 담배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흡연자가 매년마다 금연을 시도 하고 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금연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담배 속에 들어 있는 강한 중독성 물질인 니코틴 때문이이다. 

또 금연의 동기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연하는 데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흡연 욕구의 작동방식을 알고 그에 맞는 방법을 써야 효과적으로 금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왕도는 없지만 분명 수월한 방법은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스타트(START)' 기법을 제안한다.

우선 △ 금연시작 날짜를 정하고(Set) △ 금연할 것을 주위에 알리며(Tell) △ 어려운 일들을 예상해 보며(Anticipate) △집· 차· 일터에서 담배· 라이터를 치우고(Remove) △ 의사와 상담하라(Tell)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 없이 무턱대고 시작하면 실패 확률이 크다. 

'금연, 어떻게 해야 할까(How to quit smoking)' 블로그를 운영하는 미국의 유명 금연 전문가 안토니오 하웰 박사는 "금연 일정을 너무 느긋하게 잡기보다는 한 달 내로 잡는 게 좋다" 고 조언한다.

특히 니코틴(nicotine)은 여타물질과 비교해서도 그 중독성이 유독 강하다. 

때문에 금연과정 중 혈액 속의 니코틴 농도가 감소하면서 생기는 금단증상을 견디지 못하고 수일 혹은 수개월 내로 다시 담배에 손을 대고야 마는 등 실패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느긋하게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흡연을 촉발하는 요인은 스트레스(stress)를 받을 때 식사 후나 커피를 마실 때 등 사람마다 제각각이므로 각자 본인의 습관을 분석한 후 금연원칙을 세우는 것이 좋다.

가령 커피를 마실 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아예 커피를 끊는 식이다.

흡연은 심장병, 각종 암 등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를 낳기도 한다.

이런 흡연의 폐해를 인식하는 것보다 금연의 이득을 이해하는 게 금연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물론 오랜 시간 습관이 된 행동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해마다 같은 결심을 반복해 보지만 작심삼일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금연시도를 연초의 통과의례(通過儀禮)쯤으로 생각하고 대충하기보다 '이번에는 진짜, 정말 끊는다'라는 굳은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 같다.

금연을 통해 건강과 자신감, 행복, 믿음과 같은 소중한 자산이 내면에 쌓이고 결국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금연 계획을 세우고 몸과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겠다는 각오를 다져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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