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최초로 '헌혈 여왕'이 탄생했다. 쉽지 않은 결정을 꾸준히 실천하며 300회 기록을 달성한 송현자씨(51)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까지 헌혈은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실제 전국적으로도 송씨를 포함해 단 7명 뿐이다.

송씨는 올해로 18년째, 매월 두 차례 정기적으로 헌혈을 실천하고 있다. 31일 제주시 이도2동 헌혈의 집 한라센터에서 300번째 헌혈을 마친 송씨는 "횟수를 세고 있진 않았는데, 어느덧 300회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흔치 않은 기록이지만 그 시작은 평범했다. 평소 봉사에 대한 관심만 있을 뿐 방법을 찾지 못하던 차에 우연히 '헌혈의 집'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한 번 해 볼까'해서 팔을 걷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송씨는 "시간을 정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생각해야 하는 봉사활동과 달리 헌혈은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만큼 한다는 것이 매력적"이라며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건강관리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헌혈 예찬론을 폈다.

차곡차곡 모은 헌혈증은 백혈병 어린이 등 꼭 필요한 곳에 전달됐다. 대가를 생각하지 않은 기부가 작지만 의미 있는 생명의 불씨를 지폈다.

송씨는 "헌혈증으로 누군가는 목숨을 구하고, 또 누군가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며 "고맙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지만 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귀띔했다.

처음에는 고생스러운 일을 한다고 불평하던 남편도 사고로 수혈을 받으며 생각을 바꾸고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송씨는 "앞으로도 몸이 허락하는 한 헌혈을 계속해서 할 예정이다"며 "나이가 들고 몸이 좋지 않아 헌혈을 못하게 된다면 그때는 그때 나름데로의 나눔 활동을 찾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혈액원은 31일 이를 기념해 송씨에게 적십자헌혈유공장 최고명예대장을 수여했다. 한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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