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21세기한국연구소 소장·정치평론가·논설위원

선거관리위원회가 인정한 여론조사만큼 '정확한 통계'는 없다. 

이 말은 누구나 제주도의 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그 결과를 예측하기 전에 먼저 선거관리위원회에 입수된 결과를 참고한다는 뜻이다.

지금 중앙에 올라온 제주 지역 여론조사는 판세가 유동적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원희룡 후보가 문대림 후보를 아주 약간 앞서 있다. 초반 선거 레이스는 문대림 후보가 원희룡 후보를 앞서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한라일보 등 5개사가 의뢰하고 리얼미터가 지난 4월 19, 2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는 원 후보를 41.3% 대 31.0%로 앞섰다. 5월 초에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뉴스제주의 의뢰로 지난달 6일과 7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33.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6.8%의 원 후보를 제쳤다. 다만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상당히 통게에 잡혀 있다.

17곳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가장 치열하게 싸움, 즉 유세를 벌이고 있는 곳이 제주다. 문대림 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무소속 후보의 지지율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5월 중순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하였다. 제주 KBS 의뢰로 (주)한국리서치가 5월 12, 13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원희룡 38.1% 대 문대림 38.0%의 초접전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는 지금 선거양상이 서울중심 또는 중앙중심의 정당투표가 아니라, 제주도만의 특색있는 정치문화(괸당문화, 또는 동창문화, 마을문화)가 크게 개입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 선거에서 양(또는 5) 진영은 적극적으로 싸우고 있다. 그런데 싸움에는 전투력만이 아니라, 전략전술이 개입된다.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는 어떻게 하면 한국선거에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정당위주의 투표경향을 그대로 관철시킬 것인가에 당 내부의 이론가들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그럴 때 4·3 향쟁은 정확하게 관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주제다. 그때 그 사건은 제주도민의 눈에 쉽게 보이는 역사일 것이다.

원희룡 후보는 자신의 보수 이미지를 일찍 해방시켰다. 원 후보가 만약 자유한국당에 남아 있었으면 올해 6월은 그에게 완전한 패배의 달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희룡 후보는 자신이 살아남을 길을 잘 아는 후보다. 그는 탈당해 무소속 후보가 됐으며 무소속 후보가 된 이후에도 자신은 만약 도지사 선거에 당선된다면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도지사가 될 수 있음도 밝혔다. 

그리고 현재 자신이 당선된다면 1차적으로는 무소속 도지사가 탄생할 것이다. 그때 여권으로 갈아탈지, 아니면 무소속 지사로 남을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필자는 오랫동안 한국의 지방자치가 망하려면 지방자치 선거운동에 돈을 많이 쓰면 반드시 망하리라고 보는 성향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제주도지사 선출까지의 과정은 깨끗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믿는다. 

사실 당시 지방자치 선거가 시작될 때, 노태우 정부와 김대중 야당 총재가 남아 있었다. 그때 김대중 총재는 필자에게 질문했다. "지방자시 선거를 받을까? 말까?"이다. 그때 필자는 "김대중 총재에게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말을했던 적이 있다. 물론 민주화 과정의 프로세스라는 관점에서 지방자치는 당연히 살려야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큰 돈을 쓰는 자치는 모든 사람들의 자치열망을 꺾고 지방자치를 병들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소감도 한마디 더 충언했을 것이라는 점도 전한다. 지금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회담의 결과에 모든 것이 걸린 듯한 느낌을 금할 수가 없다. 문대림 후보인가, 원희룡 후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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