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철 서귀포소방서 서귀포구조대 소방교

작년 이맘때쯤 모두를 놀라게 한 동영상 하나가 SNS상에 떠돌았다. 영상 속 내용을 보면 실내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많은 사람과 그 속에서 물장구를 치는것처럼 보이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 아이는 물장구 치는게 아니라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도 보는내내 답답하고 분노할만큼  2분여가 지나도록 주변 사람들은 물론 아이 옆을 스쳐지나는 사람들조차도 아무일 없다는 듯 지나갈 뿐이었다. 다행히 그 아이는 뒤늦게 주변인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4년전쯤 중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한 아이가 수영장에서 숨이 넘어갈 듯 애처롭게 발버둥치는동안 엄마는 휴대폰에 정신이 팔려있었고 주변인들은 본인들 노는데 정신을 집중하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잡혔다. 그렇다고 주변인들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물장구치는 아이로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결국 그 아이는 죽었고 중국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물놀이 익사사고중 66%가 어린아이와 청소년으로 밝혀졌다. 2014~2016년 3개년간 92명의 어린이가 익사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럼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순 없을까? 사고가 나더라도 재빠르게 대응할 순 없을까? 두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나 쉽다. 바로 부모의 관심이다. 내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는 사람은 없다. 안전요원도 수영장 전체를 보면서 관리할 뿐 내 아이만 지켜주진 않는다. 매년 여름이면 각종 매체에선 여름철 안전수칙 등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지만, 부모의 관심만큼 내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완벽한 안전수칙은 없다. 이제부터라도 부모가 내 아이의 안전요원이 되자! 내 아이가 물장구를 치고 있는지 내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 부모들 모두가 이런 마음으로 여름을 맞이한다면 더 이상 소중한 어린 생명들을 잃지 않는 즐거운 여름나기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