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논설위원

매년 6월 5일은 유엔환경계획이 주최하는 '세계 환경의 날'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1972년에 처음 개최된 세계 환경의 날 행사는 환경을 위해 기념하는 국제 행사로 성장했으며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지구보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날이다. 2018 인도에서 개최되는 세계환경의 날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의 종말'이다. 자연 환경 뿐만 아니라 인류의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플라스틱의 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 지구적인 동참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편리함이라는 이유로 일회용 플라스틱에 지나칠 정도로 의존하며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전 세계에서 5000억개의 비닐봉투 사용되고 있다고 하며 매년 최소 800만t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돼 1분당 쓰레기차 한 대가 채워지는 양과 동일하다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 생산된 플라스틱의 양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생산한 플라스틱의 양을 능가했으며 일회용 플라스틱은 전체 플라스틱 사용의 50% 차지하고 있다. 분당 백만 개의 플라스틱 병이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플라스틱은 전체 폐기물의 10%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포장의 1/3 가량은 수거시스템에서 걸러지지 않고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은 곳에 존재하면서 지구를 오염시키는 역할을 한다. 매년 1300만t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유출돼 해양생물들을 위협하고 먹이사슬을 통한 피해가 끊임없이 이어진다고 한다. 500년의 시간에 걸쳐 플라스틱의 분해는 완성되나 플라스틱의 성분은 반영구적이라는 사실은 더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환경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는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에 빠져들게 하였다. 

중국은 더 이상 지구의 쓰레기통이 아니다 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도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다. 올해 4월 중국이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하자 연쇄적으로 플라스틱 수거 업체에서는 수거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커다란 혼란에 빠져들었다. 단순히 사용하고 버리면 처리되는 줄 알았던 일들이 처리문제가 불거지자 주민과 행정 수거전문 업체 간의 환경전쟁을 연상시키는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해안가에 밀려드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모두들 싫어하고 눈살을 찌푸린다.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경관을 추구하는 제주도의 입장에서 해양쓰레기는 정말 최악의 문제로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플라스틱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 집 안의 쓰레기 중에서 플라스틱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고민은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내가 사용해 버려진 플라스틱이 지구의 환경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은 하고 있는지도 무척 궁금하다. 내 눈에서 사라지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갖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나에게 플라스틱의 사용권이 무한대로 설정돼 있다고 착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어진다. 나의 편리함이 지구를 멍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에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도 따지고 싶다. 플라스틱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플라스틱의 순환과정에서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는 없으나 악영향이 있으리라는 개연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12년 해양 음식물쓰레기 투기금지에 따른 엄청난 혼란을 몰고 온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는 처리라는 안일한 공식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플라스틱처리에 대한 특별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고 보면 사용 줄이기 운동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처리의 문제가 아니라 줄이는 것만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편리함이 불편함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자조적인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교육과 홍보를 통한 도민 실천운동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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