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역사자료총서 두 번째 「목도…」 발간
이형상 목사 철학·유배생활 엿볼 수 있어…한학자 김익수 번역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정세호)이 역사자료 총서 두 번째로 「목도(木道)에서 경쇠 치던 벗에게 보낸 편지-유배지에서 영양공(李衡祥)에게」를 묶었다. 지난해 발간한 1집 「이별의 한 된 수심에 바다와 같이 깊은데」에 이은 연작이다. 병와 이형상 제주목사(1653~1733)가 지인들에게서 받은 74통의 초서 편지와 시를 번역한 자료집이다. 편지글이라 주로 일상의 안부와 집안의 대소사를 알리는 내용, 유배인에게 물품을 보내준 것에 대한 감사를 담고 있다.

서간문이란 특징 그대로 사사로운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드문드문 삶과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읽을 대상이 있는 까닭에 편안한 표현에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속내라는 것도 살필 수 있다.
나무배로 다니는 길인 '목도'는 제주를 의미하고, '경쇠 치던 벗'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포부를 품은 사람을 은유한 표현이다.

전라도로 유배 간 이봉징을 돌보기 위해 제주목사를 파직한 뒤 영광군수로 부임했던 이형상의 면모는 물론 당시 유배인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다.

에둘러 '유배'로 공간은 떨어졌지만 감정만큼은 예전과 변함이 없음을 담은 문장들이 눈에 띈다. 행간에 담긴 의미까지 읽을 수 있는 데는 제주 한학자 김익수 선생의 수고(번역)가 있었다. 비매품. 문의=710-7692.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