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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제주4.3을 기록유산으로2 <9>에필로그 끝
고영진 기자
입력 2018-06-10 (일) 17:07:22 | 승인 2018-06-10 (일) 17:18:16 | 최종수정 2018-06-10 (일) 17:18:16
지난 4월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12년만에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공식 사과했다. 제주 4.3의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계승해 세계인의 기록으로 남겨 제주가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평화롭던 제주 섬에 제주4.3의 광풍이 휘몰아친 지 어느덧 7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수많은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제주4.3이 완전히 해결됐다고 말하지 않는다. 제주4.3 전국화.세계화 작업과 명예회복, 배.보상 문제 등 아직도 과제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올해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음지의 역사로 숨죽여 지내야 했던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섬의 기억을 기록으로, 그 기록을 다시 세계인의 유산으로 만드는 작업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제주4.3 완전 해결이 가능하다.

△요원한 제주4.3 완전 해결
제주4.3은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제주4.3은 그동안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 제정과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 발간, 제주4.3평화재단 출범, 대통령 사과, 국가추념일 지정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제주4.3 완전 해결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사법부의 일관된 판결에도 불구, 일부 보수단체들은 4.3특별법과 일부 희생자 결정에 대한 위헌 및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물론 망언을 쏟아내며 끊임없이 소모적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4.3을 축소 왜곡한 국정 역사교과서가 지난해 말 공개됐다 폐지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과제 산적한 제주4.3
올해 70주년을 맞은 제주4.3은 강산이 일곱 번이나 변하는 세월 동안 어둠의 시간을 보냈다. 4.3은 제민일보 4.3취재반의 노력으로 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공론화까지는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선 4.3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 실제 제주4.3모델의 전국화.세계화.보편화를 주제로 지난해 11월 10일 열린 제7회 제주4.3평화포럼에서 김경돈 코리아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제주4.3평화재단에서 의뢰받은 전 국민 4.3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지도 조사에서 4.3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68.1%에 그쳤다.

국가 공권력에 의해 무자비하게 희생된 민간인들 넋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 땅에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4 3의 전국화, 세계화를 통한 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더구나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및 피해 보상, 추가진상조사와 위원회 권한 강화, 군법회의 무효화, 트라우마센터의 설치 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4.3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여당과 야당의 반목으로 국회에 발목이 잡혀있는 상태다.

△도민 열망 해소 진전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제주를 찾아 제1공약으로 제주의 아픔 치유를 강조하면서 제주의 아픔 치유 공약 실현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제주4.3의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등 완전한 해결을 제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올해 제70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해 '제주에 봄이 오고 있다'며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다.

올해 4월에는 정부가 형평성 논란 등을 빚었던 '제주4.3 지방공휴일 지정에 관한 조례'에 대한 대법원 제소방침을 철회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정에 나서면서 제주4.3이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지방공휴일로 지정되기도 했다.

△전국화 장벽 세계화로 넘는다
70년 전 평화롭던 제주 섬을 붉은 빛으로 물들였던 비극은 살아남은 이들과 학자, 언론 등의 노력으로 기억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를 제대로 활용, 이 땅에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는 것을 막고 또 후세에 남기는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기록유산 등재를 통해 제주4.3의 가치를 확인, 지금도 계속되는 '4.3흔들기'의 명분을 상쇄할 수 있다.

또 제주도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지역사회 역사 발전을 위한 전기 마련도 기대된다.

특히 제주4.3 기록물을 전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단체에서 인증 받음으로서 세계화에 성공한다면 아직은 요원한 전국화의 장벽도 손쉽게 넘을 수 있을 것이다.

△기록유산 등재 움직임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에 제주도는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4.3기록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에 국비를 요청해 1억원을 배정받았다.

등재 대상은 4.3 관련 재판기록물과 군경기록, 미군정기록, 무장대기록 등이다.

도는 선행 사례인 광주5.18기록물을 분석하는 한편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협의를 하고 있다.
또 제민일보 증언채록 등 기존 기록물을 분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도는 앞으로 자문위원회 구성과 국내 등재기록물 조사 및 벤치마킹, 4.3기록물 세부 분석, 등재신청서 작성 등의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철저한 준비 절실
이 같은 상황에도 우려를 지울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제주4.3의 기록유산 등재를 방해하기 위한 일부 보수인사들의 어깃장 놓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의 경우 2017년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 기록물 선정을 위해 2015년 진행된 대국민 공모에서 동학농민혁명기록물세계기록유산등재추진위원회와 경상북도가 '동학기록물'로 각각 응모한다. 이에 문화재청은 동학이란 한 분야에 대해 각각 신청서가 접수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관련 지자체 및 단체간 상호 협력해 공동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달아 모두 탈락시킨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한 '일본군 위안부기록물'에 대해 당사자간 대화를 위해 등재를 연기했다. 일본 민간단체에서 위안부기록물 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광주5.18 기록물 등재 추진 당시 극우세력이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까지 찾아가는 것은 물론 직접 편지를 보내는 등 방해공작을 펼치기도 했다.

앞선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망언과 억지를 부리고 있는 보수 인사들이 유사한 기록물로 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하면 4.3 기록물의 등재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국립기록원 등에 보관 중인 정부 기록과 미군정 자료를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이에 따라 국가폭력에 의해 무고한 시민들이 처참하게 희생된 4.3의 기록물이 가치를 인정받고 세계인의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빈틈없는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어둠의 역사로 입 밖에 꺼내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4.3은 수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빛을 보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어렵게 양지로 나온 4.3을 세계인의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통해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제주가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때다.

"기록유산 등재되면 제주4.3의 전국화.세계화 힘 받을 것"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제주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성공한다면 전국화.세계화에 큰 힘이 될겁니다"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제주4.3의 전국화를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관인 유네스코의 인증을 받는게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전국화와 세계화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은 물론 '4.3흔들기'의 명분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유족과 제주도, 도의회 등이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의 한 방법으로 기록유산 등재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만큼 등재 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며 "기록유산 등재를 통해 세계사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제주4.3의 완전 해결에도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기록유산 등재를 통해 제주4.3이 세계에 알려지게 된다면 국내는 물론 미국 책임 등 국제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앙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희생자와 유족 등에 대한 배.보상 문제와 4.3 수형인 명예회복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제주4.3 완전 해결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기록유산 등재가 그 초석이 될 것"고 설명했다.

고영진 기자  kyj@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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