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선거구-'인물론'대 '물갈이론' 팽팽


 제주시 선거구에 나서는 예비후보들의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

 현경대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5선 등정 길에 나서고 민주당 정대권 위원장과 한국신당 김창업 위원장,무소속의 김용철 공인회계사가 연승가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1차 공천발표에서 빠진 자민련의 고한준 도지부장과 민주당 공천에서 밀려난 양승부 변호사 역시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히고 있다.최소 5대1에서 최대 6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14대 선거에서는 현경대 4만3734표,양승부 3만8115표,고세진 2만6341표,임말시아 2290표,15대 선거에서는 현경대 4만6679표,정대권 3만4565표,양승부 2만2356표,신두완 3693표,송재훈 2827표를 각각 얻었다.

 이번 선거는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4·3특별법이 제정돼 특별한 이슈가 없는 반면,선거혁명을 통해 정치권을 개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이 ‘정치개혁’의 구호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가 주목된다.

 이 때문에 4선의 관록과 중앙정치무대의 경륜을 내세운 현경대 의원의 ‘인물론’에 나머지 후보들이 주장하는 ‘물갈이론’ 중 어느 쪽에 유권자의 힘이 실릴 지에 따라 판세가 드러날 전망이다.또 민주당의 양승부 변호사가 공천결과에 승복할지 여부도 후보간 우열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다.

 한나라당 현경대 의원(61)은 19일 공식적인 출사표를 내던졌다.이군보 전지사를 일찌감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하는 본격적인 선거조직 가동에 들어갔다.

 현 의원은 “당선돼 원내에 있다고 구정치인이고,낙선해 원외에 있다고 새정치인이라 한다면 정말 넌센스”라며 “오히려 현역은 언론과 시민단체로부터 감시당하고 검증 받아온 반면 정치신인은 자질과 능력이 전혀 검증 안된 인물”이라고 물갈이론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엎치락 뒤치락 하며 어렵게 공천을 따낸 민주당 정대권 위원장(44)도 본선 레이스에 나섰다.

 지난 15대 선거에서 1만2000여표 차이로 패한 후 대선과 지방선거를 잇단 승리로 이끌며 절치부심 4년을 기다려왔다.외형상으로는 한나라당 조직을 앞선다는 게 자체 평가다.

 문제는 양승부 변호사의 출마여부.정 위원장 진영은 “지난번 총선에 이어 이번 공천에서도 진만큼 우리를 떨어뜨릴 목적이 아니라면 승복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공천에서 떨어진 양승부 변호사(46)는 쉽게 승복할 태세가 아니다.

 양 변호사측은 19일 성명을 내고 당초 자신이 내정된 공천결과가 발표일 갑자기 뒤집혔다며 중앙당의 재심을 요청하고,“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어떤 방법으로 든 제주시민의 심판을 받겠다”며 탈당후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음을 강력히 내비쳤다.양 변호사는 현재 측근들과 무소속 출마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 제주시지구당 고한준 위원장(70)은 지난18일 발표된 1차 공천자 명단에는 비록 빠졌으나 23일 2차 명단에는 포함될 것이라며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민주당과의 연합공천은 사실상 물 건너가 독자적인 운동에 들어갔다.여성·청년위원회에 이어 동별 조직을 마무리 짓고 통별 조직을 구성중에 있다.3월5일 경 지구당 개편대회 및 필승결의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득표전에 뛰어든다는 전략이다.

 한국신당의 김창업 위원장(37)도 비록 정치판에 처음 발을 내딛는 신인이지만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유권자와의 접촉을 시도하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무국과 동조직을 꾸려놓고 3월초 중앙당과 함께 ‘ 후원의 밤’을 개최한 후 선대본부를 발족시킬 계획이다.20~30대와 여성·저소득층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무소속으로 제주시 선거구에 뛰어든 김용철 회계사(34)는 이번 제주도내 4·13 총선 출마 예비후보중 최연소다.그런만큼 패기 만만하게 도전하고 있다.

 93년 제주에서 회계사무소 문을 연 이후 꾸준히 준비해왔던 만큼 “조직이나 인적구성에서 결코 기존 정치인들에게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공인회계사라는 전문성을 내세워 젊은 층을 공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이재홍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