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서귀포시 기획예산과장

매년 6월 10일은 국가적으로는 6·10민주항쟁기념일이다. 한편 필자의 기억속엔'남제주군 60주년 타임캡슐'을 성산 일출봉 기슭에 매설한지 12년이 되는 날이다. 

2006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되면서 제주도는 기존 도·4개시군 체제에서 특별자치도와 2개 행정시로 개편됐다. 이에 남제주군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으며 과거 남제주군의 모습을 후대에 전해 주고자 타임캡슐을 기획하게 됐다. 

그런데 이 날을 기억하고 타임캡슐을 매설한 취지를 아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영국의 역사학자 콜링우드는 "역사는 죽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 속에 살아 있는 과거다"라고 말했다. 당시 실무자인 필자는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이를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당시 남제주군이란 역사를 어떻게 후세에 기억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치열하게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남제주군 타임캡슐을 매설토록 정책결정을 했다. 타임캠슐은 그 자체로도 역사책이 된다. 또한 한 시대의 문화,산업, 사회적 유산을 보관해 일정기간이 지난 후 후들이 이를 개봉하여 선대들의 지혜와 삶을 확인하게 되는 문화유산의 전수방법이다. 이에 타임캡슐을 매설토록 결정했다.

우선 자문회의를 구성하고, 타임캡슐 봉입 수장품은 공모를 거쳐 남제주군의 모습, 시민생활, 사회, 문화등을 대표할 수 있는 품목과 역사, 산업, 사회적유산 등을 공모했다. 그 결과 7개분야·702품목과 함께 남제주군의 진솔한 삶과 따뜻한 애정이 타임캠슐 내에 담기게 됐다. 또 자문회의에서는 개봉일자를 100년후인 2106년 6월 10일로 결정했다. 이제 타임캡슐이 매설된 지 금년으로 12년이 됐고 앞으로 88년 후면 개봉될 것이다

향후 후손들의 손에 의해 개봉되면 남제주군 60주년 타임캡슐은 남제주군의 역사와 전통,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전해주는 가교가 될 것이다. 또 그 이후에도 선조들의 삶과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남제주군 타임캡슐이 긴 세월동안 소중한 자료들을 간직하면서 남제주군이 이 땅에 존재했음을 알리고 후세들에게 선조들의 지혜와 삶의 모습들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기대해 본다. 시민들께서도 성산 일출봉 방문 시에는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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