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교육체육부 차장

거리를 걷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서 그동안 잘 있었느냐며 반가움을 표시하며 오른손을 내밀어 손을 마주 잡는 인사법이 바로 악수다. 중세시대 유럽에서 인사로 시작된 악수의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반가움의 표시와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 출발했다. 유럽의 역사는 크게 중세와 르네상스의 시대로 나눌 수 있다. 10세기에 걸친 긴 중세의 천년이 끝을 향해 저물 무렵에 르네상스가 새로운 역사를 기약하면서 대두되기 시작할 때 유럽은 수많은 전쟁으로 몸살을 심하게 앓았다. 전쟁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고 도덕성을 둔감하게 하며 심지어 질서마저도 문란하게 만든다.

특히 당시 사람들은 칼을 찬 기사로 보이는 자가 지나가면 언제 자신을 공격할지 두려움에 긴장을 해야 했다. 그래서 고안해 낸 방법이 칼을 휘두르는 오른손으로 악수하기 시작했다. 상대를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표시가 바로 악수인 것이다.

악수는 말 없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몸짓으로 보내는 비언어적 행동들이 오히려 진실한 의중을 표현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제프리 베티 영국 맨체스터대학 심리과학 교수는 눈맞춤, 손을 쥐는 힘과 시간, 손 온도, 서 있는 위치와 자세 등 '악수의 다섯 가지 공식'이 적절해야 상대방에게 존경과 신뢰를 준다고 했다. 

냉전체제는 시작부터 종식까지 사실상 정상들의 만남의 역사였다. 1945년 소련 얄타에서 미국, 소련, 영국의 정상들이 모여 사실상 전후 세계 지도를 재편했다. 냉전 기간 동안 이어진 미소정상회담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진영간의 대결 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극단적 충돌을 예방하는 주요한 수단이었다. 이어 냉전 종식이 출발한 것도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정상회담을 통해서였다. 최근 한반도의 봄을 알린 것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이다. 

오늘(12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담판이 이뤄진다. 세계 각국 정상의 만남은 언제나 '악수'로 시작되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맞잡은 손이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가 정착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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