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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과 한으로 평화·인권을 외치다제12회 4·3평화인권마당극제 15~17일 탑동해변공연장 야외무대·실내극장서
놀이패한라산·제민일보 공동주최…4차례 입국거부 조선적 배우 김철의 참가
고 미 기자
입력 2018-06-11 (월) 17:49:00 | 승인 2018-06-11 (월) 17:55:23 | 최종수정 2018-06-11 (월) 19:53:51

제12회 4·3평화인권마당극제 15~17일 탑동해변공연장 야외무대·실내극장서

놀이패한라산·제민일보 공동주최…4차례 입국거부 조선적 배우 김철의 참가

마당극 영역 확대, 계승 세대 참여 등 화해·상생 의미 부각 '대동 무대' 기대

 

놀이패 한라산 '사월굿 헛묘'

‘취하면 다 광대’라고 했다. 가슴 속에 응어리 진 것들을 소리와 몸짓으로 꺼내 한바탕 흥과 한의 실타래를 푸는 광대들이 제주에 모인다.

눈물 맺힌 눈들 앞에서 털썩 주저앉아 곡하듯 마음껏 울어보질 못해 서러운 사연들은 물론이고 빠진 얼을 건지고 흥과 기를 낚아 내는 한판 대동 마당이 제주4·3 70주년의 방점을 찍는다.

‘생명의 호흡 평화의 몸짓’을 슬로건으로 내건 제12회 4·3평화인권마당극제(이하 마당극제)가 15~17일 탑동해변공연장 야외무대와 실내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마당극제는 올해 4·3문화예술부문 특별공로상의 놀이패 한라산(대표 우승혁)와 ‘4·3은 말한다’기획을 통해 제주 섬의 처절한 비극을 세상에 알린 제민일보(대표이사 사장 김영진)가 공동주최하는 등 무게감을 더했다.

제주 공동체 문화 회복과 수눌음·마당 정신의 구현을 중심으로 전국의 광대가 모여 해원·상생의 굿판을 만든다.

올해는 특히 지난 2009년 이후 네 차례나 입국 거부를 당했던 재일제주인 2세이자 조선적 연극인 김철의씨가 개막공연(유닛 하나아리랑 ‘호라이즌 마치·15일 오후7시30분) 무대에 서는 것으로 평화·인권의 4·3정신을 상징한다. 예술공간 오이가 4·3창작극 ‘4통3반 복층사건’으로 참여(17일 오후3시)하는 등 마당극의 영역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았다. 4·3정신을 이어갈 계승 세대로 대정고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단편영화 ‘4·3을 기억해’를 특별 상영(16일 오후 2시·4시30분)한다.

하나아리랑의 호라이즌 마치

몸부림치며 울지를 못하면 미쳐서 넋두리 늘어놓거나 응어리져 푸념 풀어놓거나 했던 제주 4·3(놀이패 한라산 ‘4월굿 헛묘’·16일 오후 8시, 여상익 1인극 꽃놀림-다시 순이삼촌을 찾아서·17일 오후 7시)과 위안부의 한(극단 자갈치 ‘14살 무자’ 16일 오후 7시), 5·18(나무닭움직임연구소 ‘큰 입 속으로’ 16일 오후 5시 30분)이 서로에게 등을 내주며 위로와 공감을 나눈다.<표 참조>

돌아올 그 날만을 기다리다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여는굿 '떠나는 자(15일 오후 7시)', 폐막굿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굿(17일 오후 9시 30분)'과 부대행사로 16일 오전 10시 화북 곤흘동과 별도봉 일대에서 군벵놀이가 펼쳐진다. 문의=753-9539. 

* 세부 행사 내용

개막굿. 떠나가는 자- 돌아올 그 날만을 기다리다 돌아오지 못한 그 사람들을 위한 굿

6월 15일(금) 오후 19:30

왜 그들은 떠나야 했는가? 가족들과 그리고 동네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싶었다. 단지 그것이 소박한 바램이었다. 그리고 곧 그런 세상은 올 줄만 알았다.그래 잠시 세상이 어지러웠어도 곧 그런 세상은 왔어야만 했다. 그렇게 잠시 떠났다. 쫒겨서 떠났어도, 끌려가서 떠났어도, 못 견뎌서 떠났어도, 그 날을 위해 싸우기 위해 떠났어도... 곧 돌아오리라... 그러나,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호라이즌 마치 (하나 아리랑 / 일본 오사카)

6월 15일(금) 20:00

1940년대 일본식민지시기. 희망을 가지고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바다를 건너온 안기판. 일본 이름인 ‘야수다’로 바꿔 일을 시작하지만 전쟁격화로 모든 사람들의 생활이 어려워진다. 그러나 야수다는 암시장을 하면서 빍게 살아가고 있었다.그러던 중 아키코라는 한 여성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소집영장을 받고 출병하게 되는데...

 

오, 금남식당 (극단 토박이 / 광주) 6월 16일(토) 15:00

금남관 식당을 물려줄, 새 주인을 뽑기 위한 경연과정을 통해, 80년 오월 주먹밥의 공동체정신과 나눔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작품이다. 오금남은 자신의 후계자들이 오로지 금남관 후계자 자리에만 욕심을 낼뿐 진정한 음식을 만들어내지 못한 모습을 보고 마지막 미션을 제자들에게 준다. 마지막 미션은 ‘주먹밥을 만들어라’이다. 제자들은 크게 당황한다. 오금남은 제자들에게 자신이 겪은 80년 오월 주먹밥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음식에 담아야할 진정한 맛과 정성 그리고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큰 입 속으로(나무닭움직임연구소. 청송)

6월 16일(토) 오후 17:30

이 작품은 인간의 잃어버린 야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최초의 인간은 벌거벗은 아기처럼 부끄러움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짐승처럼 자유로웠다. 그러나 전능한 존재가 되고 싶었던 인간은 신과 맺었던 약속을 어겼다. 그 순간 벌거벗음이 수치스러워졌고 고된 노동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어느 날, 인류의 앞에 나타난 큰 입은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 큰 입 속으로 들어간 존재들은 춤을 추기 시작한다. 고단한 노동으로부터, 굶주림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부터, 타자에 대한 적대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1인극 14살 무자 (극단 자갈치 / 부산)

6월 16일(토) 오후 19:00

‘열네 살 무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강순애 할머니의 이야기이다. 김선우 시인이 시로 만든 작품을 강봉천선생의 작곡과 채희완 선생의 연출로 제작된 1인 시극으로 “아주 오래된 오늘 얘기”라는 시구에서 말하듯이 해결되지 못한, 사과받지 못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스런 삶을 서정적이며 시적이며 격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월굿 헛묘(놀이패 한라산 / 제주)

6월 16일(토) 오후 20:00

무자기축년 4‧3시절 모든 것을 다 잃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불타버린 옛 터전으로 돌아왔습니다. 살아있는 것이라곤 스산한 대나무 바람과 사람의 숨결을 기다리는 메마른 땅 뿐이었습니다. 후손들은 그 터전에 다시 집을 짓고 밭을 일구어 4‧3에 돌아가신 조상들을 모셨습니다. 조상의 시신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혼을 불러 헛봉분에 모셨습니다. 육신을 모셔오지 못 해도 혼이라도 함께 하고 싶은 후손들의 열망과 정성이었습니다.

 

4통3반 복층사건(예술공간 오이, 제주)

6월 17일(일) 오후 15:00

무대는 위층과 아래층 복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아래층에서는 4.3 당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위층에서는 한 남자가 자고 있다. 아래층에서 벌어지는 파티 소리에 잠이 깬다. 화가 난 남자는 친구들을 부른다. 바닥을 두들겨 보기도 하고 아래층으로 항의하러 가 보지만 역부족이다. 그와 친구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경로당 폰팅사건 (마당극단 좋다 / 대전)

6월 17일(일) 오후 17:40

현대인들게 전화기는 일상에서 뗄 수 없는 소통의 매체다. 10여년전(2006년)에 연극으로 초연되어 수많은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었던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을 쉽고 친숙한 마당극으로 재탄생한 작품이다. 마당극이 가진 특유의 역동성과 신명성을 바탕으로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다가가고, 무대 뿐 아니라 어느 마당에서도 펼칠 수 있는 작품이다.

 

1인극 꽃놀림-다시 순이삼춘을 찾아서(여상익/제주)

6월 17일(일) 오후 19:00

여상익의 북촌 이야기 「꽃놀림」은 4.3때 그 짧은 시간에 수백 명이 목숨을 잃은 엄청난 학살. 그리고 다시 몇 년이 흘러 마을 주민 중 한명이 군대에서 전사하여꽃놀림 중에 공권력이 추모도 못 하게하는 계속되는 폭력을 움직임, 노래, 그림자극 등으로 풀어 나가고자 합니다.

 

일어서는 사람들 (놀이패 신명. 광주)

6월 17일(일) 오후 20:00

1988년 초연되었고 1997년 개작하여 현재까지 계속 순회공연 중인 신명의 대표적인 레파토리 작품입니다. 빨래하러 나온 곱추는 문득 불편한 자신의 몸이 서럽기도 하지만 그녀에게도 가슴 설레는 봄이 왔다. 곰배팔이와 부부의 연을 맺고 산고의 고통 끝에 아들 일팔이를 낳는다. 1980년 해방광주! 아들 일팔이를 기다리는 곱추부부는 들려오는 광주소식에 애간장을 태우다 직접 찾아 나선다. 도청의 마지막 밤, 어린 고등학생부터 이름 모를 시민군들 그리고 오일팔 대장은 계엄군의 총탄앞에 붉은 꽃잎 되어 장렬히 산화한다. 아들의 죽음을 딛고 일어선 곱추와 곰배팔이는 더 이상 병들고 비틀어진 육신이 아닌 이 땅 모두의 어머니 아버지로 우뚝서고 진군의 북소리가 울려 퍼진다.

 

폐막굿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굿-이제 집에 가자

6월 17일(일) 오후 21:30

모두 제 자리로 돌아오라. 배로 떠난 사람들, 배로 돌아오라! 떠날 때의 희망 그대로 돌아오라. 싸움을 위해 산으로 간 사람들, 승전가를 부르면서 오라!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 떠날 때 그 마음 그대로 돌아오라! 모두 처음 그대로 돌아오라. 가족들과 함께 동네 사람들과 함께 우린 이렇게 살고 싶었다.

 

※ 특별초청 단편영화 상영 : 사월의 동백

6월 16일(토) 14시, 16시30분

1948년 11월 안덕면 동광리 중산간 마을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석민이네 가족은 군경이 실시한 초토화 작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이별하게 된다. 석민이는 살기 위해 떠돌아다니다 동굴에서 이웃들을 만나 잠시 숨을 고르지만 이웃들과도 헤어지며 1950년까지 대정읍 상모리 해안가 마을에서 몸을 숨긴다. 시간이 흐르면서 4.3이 지나간 줄 알았지만 1950년 발생한 한국전쟁으로 예비검속이 일어나게 되고, 석민이는 예비 검속의 희생자로서 섯알오름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겪는다.

 

※ 부대행사 : 군벵놀이

6월 16일(토) 오전 10시 / 화북 곤흘동 및 별도봉 일대

군벵이란 난리에 죽어 저승을 못 가서 떠도는 하위잡신을 말한다. 군벵은 신들의 세계에서도 밑바닥인 민초들이다.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뜻을 이루지 못해 죽어간 우리 선조들이다. 군벵놀이는 이 군벵들을 위한 놀이이다. 마당극제에서의 군벵놀이는 단순히 죽은 원혼들을 달래는 의미의 굿을 넘어 그들의 뜻을 이어 받으려는 광대들의 몸짓이며 몸굿이다.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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