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이어도 ‘귀양풀이…’ 전국연극제 본선 앞둔 무대
12일 제주아트센터, 운명까지 바꿔 버린 비극 등 담아

제주의 아픈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바로 우리들의 가슴이자 기억이자 땅이다.

지난 3월 열린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예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전국연극제 참가 티켓을 받은 극단 이어도(대표 김광흡)의 ‘귀양풀이-집으로 가는 길’이 본선 무대에 앞서 12일 오후 7시30분 제주아트센터 무대에서 제주 관객을 만난다.

마을 언덕에서 멈춘 채 움직이지 않는 상여로 시작하는 작품은 ‘정순’이란 주인공이 겪은 4·3을 통해 잊어서는 안 되는 비극의 역사와 아직 다 사라지지 않은 아픔을 풀어낸다. 근·현대사의 틈바구니 속에서 피해자이면서도 아파할 수 없었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창작극이다. 사람과 삶을 송두리째 바꿔 버린 사건에 대한 담담한 해석과 살아남았기에 더 고통스러웠던 여성의 시선이 처연하다.

극의 전 과정은 장례 절차에 따른 잘못과 온갖 나쁜 기운을 풀어내고 죽은 영혼이 이승의 한을 버리고 저승까지 무사히 안착하기를 기원하는 ‘귀양풀이’와 맞물린다.

김광흡 대표가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예선대회 초연 후 전반적인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국악연희단 하나아트가 극중 악기 연주를 담당한다. 입장료는 일반 1만원, 학생 5000원.

한편 극단 이어도의 대한민국연극제 무대는 이달 23일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이다. 문의 010-3698-7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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